페레로로쉐 원산지 이탈리아→중국으로 변경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이탈리아 정통 프리미엄 초콜릿’으로 알려진 ‘페레로로쉐’ 국내 공급 제품의 원산지가 이탈리아에서 중국으로 변경됐다. 브랜드 상징이던 이탈리아산 이미지가 사라진 것을 두고 소비자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페레로로쉐를 수입·유통하는 매일유업은 최근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완제품을 국내 판매처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현재 대형마트와 편의점 일부 매장에서는 기존 이탈리아산 재고와 중국산 신규 물량이 나란히 진열돼 판매되고 있다. 이탈리아산 재고가 소진되는 대로 중국산 제품이 전량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페레로로쉐는 수십 년간 이탈리아 감성과 유럽풍 고급스러움을 내세워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지켜왔다. 고급스러운 포장과 맛으로 페레로로쉐는 크리스마스, 발렌타인데이 등 특별한 날의 선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커뮤니키에서는 “제품 가격은 동일한데 왜 중국산이냐”, “왜 안내도 없이 중국산으로 바뀐 것이냐” 등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페레로로쉐의 원산지 변경으로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페레로로쉐 측은 “일부 제품 라인의 유럽 생산 공장이 최대 생산량에 가까워지면서 보다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한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일부 제품은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최첨단 페레로 식품 공장에서도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느 나라에서 생산되더라도 동일한 글로벌 지침, 품질 기준을 준수한다”면서 “본사 차원에서 화학적·물리적, 미생물학적, 감각적 검사 등 다양한 품질 검사를 정기적으로 수행해 세계 각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의 품질이 동일하게 유지되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에서 제조된 식음료에 대한 소비자들 반감이 커진 가운데 이미 국내 대형마트에서는 중국에서 제조된 빵과 과자류가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식품정보마루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중국에서 제조돼 수입된 빵류는 1976건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740건)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대형마트 3사 중에선 이마트의 중국산 가공식품 수입 규모가 가장 컸다. 이마트는 올해 빵류를 포함해 총 252건의 중국산 가공식품을 수입했다. 이마트가 수입한 중국산 제품에는 젤리빈과 말랑쥬시 젤리베어, 크리스피퍼프 초코, 바삭한 고구마칩, 우유씬크래커, 고소한 쌀과자 등 다양한 스낵류가 포함됐다.
롯데마트는 오늘좋은 달콤한 쌀과자, 오늘좋은 고소한 쌀과자, 오늘좋은 보리과자 등 37건의 중국산 가공식품을, 홈플러스는 31건을 수입했다.
최근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중국산 아이스크림 ‘메롱바’에 대한 안전성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메롱바는 GS25에서 월드콘을 제치고 아이스크림 판매 1위에 등극했다. 메롱바는 ‘메롱’하는 표정을 재치 있게 형상화한 바 타입 아이스크림으로, 시간이 지나도 녹지 않고 아이스크림에서 젤리로 변하는 제형이 특징이다.
메롱바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GS25가 우선적으로 상품을 들여와 판매를 시작했고 이후 CU, 세븐일레븐에서도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일부 중국산 아이스크림에 들어간 ‘타르계 식용착색료’, ‘코치닐’ 등 성분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타르계 식용착색료(황색 제4호, 청색 제1호)는 국내에서 법적으로 사용이 가능하지만 국내 아이스크림 제조사들은 유해성 논란에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에서 황색 제4호는 천식 유발 물질로 간주했고, 청색 제1호는 어린이들에게 과잉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2027년부터 타르 색소 사용을 금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중국산 식품 위생 문제는 여러 차례 논란을 불렀다. 흰깨에 색소를 입혀 검정깨로 둔갑시키거나 김치 제조 과정에서 색소를 사용해 색을 강화하는 사례 등이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원산지와 색소 사용 여부를 소비자가 명확히 확인할 수 있도록 표시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