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흥 연구소 부지 매각···R&D거점 부산으로 옮길 가능성 높아
부산 에코클러스터 센터 중심으로 인력양성·연구개발·차량생산 등 생태계 구축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르노코리아가 부산 지역에서 미래자동차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르노코리아는 부산 공장에 이어 연구개발 등 자동차 관련 업무를 부산에 집중하면서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미래차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르노코리아는 경기 용인시 기흥 연구소 부지를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흥 연구소 부지는 약 14만㎡ 규모이며, 공시 지가는 1442억원(2024년 말 기준)이다. 매각금액은 2000억원이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르노코리아는 지난 2023년부터 기흥 연구소 부지 매각을 위해 인수자 물색에 나섰으며, 2년 뒤인 올해에 부지 매각이 이뤄졌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기흥 연구소 부지 매각 금액은 R&D 신규 설비 투자를 비롯해 미래 신차 개발을 위한 투자에 활용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기흥 연구소는 XM3, 그랑 콜레오스 등 르노코리아 신차 개발을 담당했으며, 부지 매각 후에는 부산 지역으로 개발 거점이 옮겨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기흥 연구소는 내연기관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첨단 장비를 갖춘 새 거점으로 옮겨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차량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 부산 에코클러스터 센터에 역량 총집결···인재 육성부터 차량 생산까지
르노코리아는 부산시와 협력해 ‘부산 에코클러스터 센터’를 조성 중이다. 향후 연구소도 에코클러스터 센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에코클러스터 센터는 르노코리아의 미래차 전략 사업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르노코리아는 부산시를 비롯해 지역 대학, 연구기관 및 자동차 부품기업과 함께 부산 에코클러스터 센터를 중심으로 협력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각종 행정 부분을 맡으며, 부산자동차부품공업협동조합은 협업단지 구축 및 원활한 부품공급을 이어간다.
부울경지역대학산학협력단장협의회는 맞춤형 교과를 신설하고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차 산업 관련 원활한 인력 확보를 지원하기로 했다. 부산테크노파크는 향후 에코클러스터 센터 운영을 통해 미래차 산업 분야의 산학연 협력기반 인력 양성 및 연구개발 협력 기반을 구축해 갈 예정이다.
◇ 부산 중심으로 오로라 프로젝트 가속도
르노코리아는 기흥 연구소 매각 자금과 부산 에코클러스터 센터를 주축으로 향후 신차 프로젝트인 ‘오로라’에 집중할 계획이다.
오로라 프로젝트는 작년 출시한 ‘오로라1’인 그랑 콜레오스를 비롯해 오로라2, 오로라3 신차가 예정돼있다.
오로라2는 그랑 콜레오스보다 한 체급 높은 모델로, 쿠페형 디자인을 채택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으로 알려졌다. 그랑 콜레오스와 마찬가지로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도 나올 예정이다.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중형 SUV 인기가 높은 만큼 오로라2는 그랑 콜레오스 흥행 열기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오로라3는 전기차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코리아는 오는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기차 전환에 나설 예정이며, 이 중 핵심이 오로라3가 될 것으로 보인다.
르노코리아는 오로라 프로젝트를 위해 오는 2027년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해 초엔 부산공장에서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미래차 생산을 위해 1180억원을 투자하고 신규 인력 200명을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해당 계획 일환으로 올해 초 부산 공장에서 총 68개 설비 관련 대규모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부산공장은 하나의 혼류 생산 라인에서 내연기관 차량과 하이브리드는 물론, 순수 전기차도 생산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