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에이전트 N 전면 도입해 회사 정체성 전환”
카카오 “에이전틱 AI, 회사 지향점···내년 신규 AI 서비스 출시”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국내 양대 플랫폼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3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거뒀다. 네이버는 매출이 분기 기준 사상 최초로 3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영업이익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카카오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양사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지향점으로 삼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1381억원과 영업이익 570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서치플랫폼, 커머스 등 주요 사업 부문이 AI 접목 효과로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며, 전년 동기 대비 15.6% 늘어 사상 첫 분기 기준 3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6%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카카오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9% 증가한 2조866억원을,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9% 늘어난 2080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모두 경신했다.
향후 양사 모두 AI 사업을 확대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주요 서비스를 중심으로 AI 에이전트 ‘에이전트 N’을 전면 도입해 회사의 정체성 전환에 나설 계획이다. 단순 검색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에서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실행까지 도와주는 역할을 하겠단 게 회사의 구상이다. 에이전트 N은 네이버의 서비스와 콘텐츠,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한 사용자 개개인을 위한 맞춤형 통합 에이전트다.
우선 네이버는 내년 1분기 AI 쇼핑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쇼핑 에이전트를 출시할 예정이며, 2분기엔 통합검색이 AI 에이전트를 기반으로 진화한 ‘AI 탭’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네이버가 공개한 에이전트 N은 단순히 추천이나 제안을 넘어, 실제 행동까지 연결할 수 있는 ‘실행형 에이전트’를 지향한다. 예컨대, 내년 여름 출시 예정인 신규 서비스 AI 탭에서 ‘초보자 러닝코스’를 입력하면 플레이스·카페·블로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관련 코스와 후기 정보를 보여주고, 러닝 전문 인플루언서를 구독하거나 ‘체온 유지에 좋은 윈드브레이커’ 등 개인화된 상품을 탐색·구매할 수도 있다. 이때 구매 과정에는 ‘쇼핑 에이전트’가 자연스럽게 연동된다.
또 네이버는 내년 피지컬 AI 사업 확대를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 투자를 1조원 이상 집행할 예정이다. 네이버의 작년 영업이익이 1조9793억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연간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GPU 등 AI 인프라에 투자하겠단 것이다.
김희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5일 올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이미 GPU를 포함한 전체 인프라 투자가 약 1조원 단위로 예상되고 있다”며 “내년 이후로 피지컬 AI 공략 등 신규 사업 확대를 감안하면 GPU에만 1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카카오 역시 ‘에이전틱 AI’ 구현을 AI 전략의 지향점으로 삼고, 내년 맥락 속에서 이용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카나나 서치’를 포함한 신규 AI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카카오는 지난달 대화 맥락 속에서 이용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카나나 인 카카오톡’, 카카오맵·선물하기·멜론 등과 연동되는 AI 에이전트 ‘카카오 툴즈’를 적용한 ‘챗GPT 포 카카오’ 서비스를 출시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7일 올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궁극적으로 선보이고자 하는 AI 서비스의 지향점은 AI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수립하며 상황과 맥락에 따라 유연하게 행동할 수 있는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AI 즉 에이전틱 AI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