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부동산 투자 계열사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건물
서울시 역세권활성화사업 덕, 용적률 최대치로 높여
총 사업비 9540억 추산, 3990억 자기자본·5500억원은 PF 활용
준공 후 효성 사옥으로 활용 계획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통 큰 투자 결단을 내렸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보유 중인 빌딩 부지에서 지을 수 있는 최대 규모로 건축하며 청담동 한복판서 효성 랜드마크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신축에 드는 사업비만 총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또한 서울시와 강남구에 제공해야 하는 공공기여금도 1460억원으로 추산됐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강남구청은 서울도시공간포털에서 하루 전인 6일까지 청담동 52번지 청담빌딩 건축에 대한 열람공고(주민의견제출)을 완료했다.
해당 건물은 조현준 회장이 지분 80%(그 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10%,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10%)를 갖고 있는 효성그룹 부동산투자 계열사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소유다. ㈜효성 재무팀 전무이던 금고지기 이형욱씨가 대표이사로 있다.
해당 건물 입지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정책인 역세권활성화사업 가이드라인에 해당된다. 역세권활성화사업이란 역세권 중심을 고밀도 개발할 수 있도록 용도지역을 상향해주면서 생활서비스시설을 확충해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는 차원의 복합개발사업이다. 땅은 용도에 맞게 용적률을 적용받아 최고 몇층까지 올릴 수 있는지가 결정되는데, 시에서 용도를 상향해 용적률을 높여주면 같은 면적의 토지에서도 쌓아 올릴 수 있는 층수가 늘어나며 토지주의 수익성이 높아진다. 대신 토지주는 지자체에 늘어난 수익성의 일정부분을 공공기여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청담빌딩은 현재 용적률 383.1%를 적용받은 지상 10층 규모다. 그런데 조 회장은 역세권활성화사업 종상향으로 용적률 상한 800%를 다 적용받는 것은 물론이고 여기에 창의혁신디자인, 친환경 건축물 등으로 추가 인센티브를 받아 용적률 857.46%, 높이 190미터, 지하 8층 지상 35층 건축물을 짓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끌어올릴 수 있는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용도지역 상향 없이 신축했을 때 용적률이 383%가 나오는 것을 857%까지 올려줬으니 그 대가로 증가한 용적률 417%의 50%를 환산해 현금으로 공공기여해야 한다. 이에 대해 일대 시세 기준으로 한 공공기여금 추정치는 1460억원에 달하는데도 과감히 배팅하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해당 금액은 서울시가 70%를, 관할구청인 강남구가 30%를 나눠갖게 된다.
트리니티에셋자산운용이 제출한 사업비 산정근거 및 재원조달 계획을 보면 ▲토지비 4670억 ▲공사비 2380억 ▲금융비 700억 ▲공공기여 1460억 ▲기타비 33억(공과금, 예비비 등)원 등으로 총 954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주사인 (주)효성의 지난 한해 영업이익의 4배 이상의 사업규모다.
회사 측은 9540억원의 사업비 재원조달은 자기자본 3990억(41.8%) 쓰고, 부족한 부분 5500억원(58.2%)는 PF대출 활용한단 계획이다.
현재 주민공람까지 진행됐으니 앞으로 서울시 심의를 거쳐 고시를 하게 된다. 그럼 토지의 용도가 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되는 것이다. 다음에는 건축 인허가 단계를 밟게 된다. 교통영향평가, 소방평가 등 각종 인허가 단계를 거쳐 건축심의를 받고 나면 착공할 수 있다.
한편 부지 입지는 훌륭한 것으로 평가된다. 영동대로 남단 초입과 인접해 있으며 현대차 글로벌비지니스센터(GBC) 개발사업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복합개발이 추진되는 곳과 2킬로미터 이내 거리다. 해당 인허가권을 갖고있는 관계자는 “계획안이야 언제든지 바뀔 수 있지만 계획안에는 효성이 사옥으로 쓴다고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