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이익 29% 줄어든 2조5373억원···관세 부담 1조8000억원
SUV·HEV·EV 등 고수익 차종 판매 확대에 매출은 3분기 기준 사상 최대
관세 합의 마무리되며 신차 및 고수익 차종 중심으로 판매 확대
양산차 기술개발 및 제조 공용화 강화 등 원가 절감 노력 극대화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3분기 미국 자동차 관세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미국이 자동차 관세율을 3분기까지 25%로 유지하면서, 약 2조원에 육박하는 비용 부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날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양국이 자동차 관세율을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하면서, 4분기부터는 실적이 다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HEV) 등 고수익 차종 판매 비중이 크게 늘었고, 미국과 유럽 등 고가 차량 비중이 높은 선진국 판매도 증가하고 있어 향후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대차는 원가절감 전략을 강화해 생산 및 제조 비용을 낮추고, 전반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30일 현대차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9.2% 감소한 2조537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현대차 판매량은 전년대비 2.6% 증가한 103만8353대, 매출은 8.8% 늘어난 46조721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역대 3분기 중 최고치다.
판매량과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미국 관세 영향이 크다.
올 3분기 원달러평균 환율은 1385원으로 전년대비 1.9% 오르고 고수익 차종인 전기차와 HEV 등도 판매가 늘었지만 관세 충격을 넘진 못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3분기 미국 관세에 따른 비용 증가는 1조821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관세 영향이 없었을 경우 현대차 영업이익은 4조원에 달했을 가능성도 있다.
환율 효과의 경우 평균 환율은 작년보다 강세였지만 기말 환율이 약세를 보이면서 매출 에는 긍정적, 영업이익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현대차 매출 관련 환율 효과는 6180억원이었으 영업이익 부문에서 –2810억원으로 확인됐다.
또한 고율의 관세 기조 속 현지 점유율 방어를 위해 현지 딜러 인센티브를 늘린 점 등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현대차 인센티브를 포함한 믹스 효과에 따른 이익 감소는 약 4400억원에 달했다.
◇ 관세 충격 속 빛난 SUV·HEV
미국 관세에 따른 이익 감소에도 SUV와 HEV 등 고수익 차종 판매가 늘어난 점은 장기적으로 볼 때 수익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3분기 현대차 SUV 판매량은 65만9000대로 전체 판매의 63.5%를 차지했다. HEV 판매량은 16만1000대로 작년대비 22.9% 늘어나며 전체 판매의 15.5%를 기록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선 SUV 비중이 77.9%로 작년대비 5.2%포인트 오르며 관세 피해를 줄였다. 또한 미국내 HEV 판매 비중도 20.4%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현대차는 올 4분기에 팰리세이드 HEV를 북미 시장에 출시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실속 챙기기에 나설 방침이다.
친환경차 강국인 유럽 시장에서도 전기차 판매 비중이 22.1%까지 늘어나며 친환경차 비중이 49.3%까지 올랐다.
◇ 원가절감 및 HEV 확대 등 중장기 체질 개선 진행
현대차는 올해 미국 관세로 인해 실적이 휘청거렸지만, 전반적인 체질 개선 작업을 통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현대차는 원가 경쟁력을 높이면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지금까지 신차 원가절감에 집중했으나, 이제는 양산차 원가절감을 위한 연구개발 역량도 강화할 것”이라며 “특히 고수익 차종인 HEV를 중심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만큼 중장기 로드맵을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부품 공용화를 통한 원가 절감에 집중했으나, 이제부터는 제조 부분에서도 공용화를 확대해 제조 비용 절감 방안을 수립할 것”이라며 “이같은 성과들은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나올 것이다”고 덧붙였다.
전기차와 관련해서도 PE 부품(배터리 및 모터 등 구동장치) 뿐 아니라 모든 부품에 대한 원가절감을 통해 원가를 낮춰 시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원가 경쟁력 뿐 아니라 다양한 신차 출시를 통해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승조 부사장은 “내년에는 신차를 공격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며, 기존 모델들의 신형이 나오는 ‘골든 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신차가 나오면 인센티브를 포함해 비용이 줄기 때문에 믹스 개선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내년 현대차 대표 세단인 그랜저 페이스리프트가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아반떼 풀체인지, 투싼 풀체인지, 싼타페 페이스리프트 등 주력 모델 신형이 대거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승조 부사장은 “팰리세이드 HEV의 경우 올해 4분기부터 북미 시장에서 판매하는데, 고수익 차종인 만큼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관세 영향을 줄이기 위해) 현지 생산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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