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사, 한국 항공수요 연평균 3.7% 성장 전망
대한항공 통합 후 세계 10위권 항공사 출범···LCC 성장에 기단 확대
여객 뿐 아니라 방산 잠재력도 커

작년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사진 오른쪽)과 스테파니 포프 보잉 상용기 부문 사장(왼쪽)이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B777-9 20대, B787-10 30대 도입을 위한 구매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 / 사진=대한항공
작년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사진 오른쪽)과 스테파니 포프 보잉 상용기 부문 사장(왼쪽)이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B777-9 20대, B787-10 30대 도입을 위한 구매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 / 사진=대한항공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보잉과 에어버스 등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사들이 한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 인천공항과 대한항공 등 세계적인 공항과 항공사를 보유하고 있어 동북아 아시아 항공 수요의 핵심으로 꼽힌다.

또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단거리 노선에 이어 중장거리까지 확장하고 있으며, 기단 교체도 활발해지면서 항공기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한국은 항공우주 제조 역량과 방산 제조 경쟁력을 갖춰, 여객기 뿐 아니라 방산 사업 확장 잠재력도 크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보잉은 한국 여객 수요가 향후 10년 동안 연평균 3.7%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잉은 2044년까지 동북아 지역 항공사들은 1515대 항공기가 필요로 한데, 이 중 약 30%(454대)가 한국 시장에 인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국제선 여행객은 지난해 8892만명에 달하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9038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회복했다. 올 상반기에는 4582만명을 기록하며 지난해(4277만명)와 2019년(4556만명)을 넘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보잉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한국 항공 시장은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취항 노선도 190개에서 350개로 증가했다.

특히 한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하게 될 경우 세계 10위권 항공사가 탄생하면서 주요 시장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보잉과 에어버스를 주력 항공기로 사용했는데, 통합 후에도 양사 기종을 모두 활용할 예정이라 주요 고객으로 지목된다.

앞서 대한항공은 보잉사로부터 역대급 항공기 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대한항공은 지난 8월 통합 항공사 출범을 대비해 약 100대의 항공기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으로 B777-9 20대, B787-10 25대, B737-10 50대, B777-8F화물기 8대다. 해당 기종은 2030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이는 대한항공의 사상 최대 주문이자, 보잉사가 아시아 항공사로부터 수주한 최대 항공기 계약 중 최대 규모다.

대한항공은 보잉사뿐 아니라 에어버스와도 A350 33대를 주문하는 등 대규모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또한 에어버스 차세대 기종인 A321네오 기종도 50대 도입하기로 했다.

◇ 韓 방산 강국으로 우뚝

보잉사와 에어버스가 한국 시장을 주목하는 또다른 이유는 방위산업 때문이다. 한국은 분단 국가이자 군사적 긴장이 높은 지역 중 하나로, 스스로 지키기 위해 수십년간 방산에 힘을 쏟았다.

이에 세계 5위권 군사력 순위를 기록하는 등 방산 사업 존재감이 크다.

보잉사는 한국군과 다양한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으며, 과거에는 단순 구매 위주 협력에 그쳤으나 현재는 국내 사업과 공동 생산 및 기술 협력하는 구조로 발전했다.

주요 플랫폼은 F-15K 슬램이글, AH-64 아파치, CH-47 치누크, E-737 피스아이, P-8 포세이돈 등이다.

F-15K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 LIG넥스원 등과 부품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아파치는 KAI가 동체를 제작한다.

에어버스는 현재 한국서 60대 헬리콥터, 30대 군용 수송기 등을 운영 중이다.

헬리콥터 부문에서는 KAI와 협력해,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KUH Surion)과 소형 무장헬기(LAH) 등 다양한 공동 개발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추가 파생형 기체 개발도 진행 중이다.

우주 분야에서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과 협력을 통해 정지궤도복합위성(GEO-Kompsat) 시리즈 및 곧 발사 예정인 아리랑 6호(Kompsat-6) 개발 프로젝트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