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완조선소와 전략적 MOU 체결···인도 ‘11조 블루오션’ 공략
HD현대·한화오션 이어 국내 조선 3사 모두 인도에 교두보 마련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삼성중공업이 인도 조선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글로벌 생산 거점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가 앞다퉈 인도에 발을 들이며 성장 잠재력이 큰 ‘블루오션’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전날 인도 북서부 스완조선소와 조선·해양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스완조선소는 인도 최대 규모의 드라이독(길이 662m, 폭 65m)를 갖춘 조선사로 초대형 유조선(VLCC)과 해양플랜트 건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협약으로 삼성중공업은 인도 내 첫 생산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삼성중공업은 스완조선소와 신조 선박의 설계·구매·생산관리(EPM), 해양 프로젝트 전반에서 협력하며 단계적 사업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늘어나는 해상 물동량과 인도 정부의 조선업 육성 정책을 발판 삼아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남궁금성 삼성중공업 생산지원본부장은 “기술과 시장이 결합한 이번 협력은 양사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최고의 협력 모델”이라며 “삼성중공업은 앞으로도 미래 신성장 기회 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2047년까지 세계 5대 조선강국 진입을 목표로 조선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에만 700억루피(약 1조1000억원)를 관련 예산에 배정했고, 기존 국영 발주 위주에서 민간 상선·해양플랜트 건조로도 발주 다변화를 시도 중이다. 영국 파인엑스트라리서치에 따르면 인도 조선시장은 지난해 11억2000만달러(약 1조5684억원)에서 2033년 81억2000만달러(약 11조3720억원) 규모로 여덟 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이 같은 성장성에 국내 조선 3사가 모두 인도로 향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월 남부 케랄라주의 국영 코친조선소와 손잡고 VLCC, LNG 운반선 공동 수주를 모색 중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5월 노이다시에 글로벌 엔지니어링 센터를 설립,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FLNG) 등 해양플랜트 상부 구조물 설계 역량을 현지에 이식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인도 협력 외에도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중국 팍스오션과 탱커선 하도급 계약을 체결했고, 8월에는 미국 비건마린 그룹과 해군 지원함 정비·보수·운영(MRO) 파트너십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