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마 지분 매각으로 바이오노트 최대주주···단독경영 개시
공동대표 체제 개편 가능성···바이오노트 “임원 씨티씨 잔류”
바이오노트, 동물약 개발·시장 진출···씨티씨, 해외 판로 보유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대주주가 파마리서치에서 바이오노트로 교체되는 씨티씨바이오가 경영진과 동물용 의약품 사업에 변화를 줄 지 주목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파마리서치는 씨티씨바이오의 책임경영 체제 확립과 실행력 강화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자사가 보유한 씨티씨 지분 50%를 바이오노트에 매각한다고 최근 공시했다. 이같은 매각으로 파마리서치가 보유한 씨티씨바이오 주식 지분율은 21.21%에서 10.61%로 줄고 바이오노트의 씨티씨 지분은 23.04%가 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씨티씨바이오가 단독경영체제로 전환함으로써 의사결정 일관성과 실행력을 높이고 파마리서치는 핵심 사업에 전략적으로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선택으로 분석된다.
매각 핵심은 씨티씨바이오와 바이오노트 두 업체의 시너지효과와 경영진 개편 여부다. 우선 조창선 전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 감사와 김신규 전 파마리서치 대표가 씨티씨바이오 공동대표로 경영권을 맡은 것은 올 3월로 분석된다. 하지만 파마리서치가 사실상 씨티씨바이오에서 손을 떼면서 향후 경영진에 변화가 예상된다. 익명을 요청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2년여간 진행된 씨티씨바이오 경영권분쟁이 해결되고 회사가 안정을 찾은 시점이 올해 초”라며 “최대주주였던 파마리서치가 의욕적으로 씨티씨를 정상화한 후 물러났다”고 말했다.
실제 새로운 씨티씨바이오 경영진은 3월 자회사 ‘씨티씨그린’, ‘씨티씨바이오USA’에 이어 7월 ‘비엔케이사이언스’를 청산했다. 파마리서치와 회계법인은 5월 씨티씨 경영을 점검했으며 7월에는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70억원 규모 단기차입금을 조달한 바 있다. 이처럼 회사 경영을 안정시킨 후 파마리서치가 빠진 것이다. 경영진 개편과 관련, 바이오노트는 대표이사를 제외한 현 임원진은 씨티씨바이오에 잔류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올 3월 임시주총 후 파마리서치 측 인사들이 대거 씨티씨 이사회에 진입한 바 있다. 향후 어떤 식으로든 경영진 개편은 불가피하며 바이오노트의 씨티씨 영향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당초 바이오노트는 자사가 보유한 동물용 신속면역진단 브랜드 ‘Rapid’ 제품으로 영업해왔다. 호흡기 질환, 소화기 질환, 매개성 전염병 등 반려동물과 산업동물 질병 60여 종류를 진단할 수 있는 제품군이다. 상반기 기준 63.9% 매출비중을 점유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노트가 개발하는 동물용 항체 치료제 개발이 주목된다. 수년 전부터 진행 중인 동물용 치료제는 피부병과 관절염 적응증이 중심인데 향후 2-3년 이내 기술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동물약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바이오노트 입장에서 씨티씨바이오 노하우 습득이 필요한 상황이다.
씨티씨바이오 강점 역시 동물약 사업에 있다. 동물약품군 품목은 항생제, 효소제, 백신, 생균제, 건초 등이며 상반기 307억원, 44.2% 매출비중을 기록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씨티씨바이오가 꾸준히 동물약으로 해외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 173억원(매출비중 12.6%), 2024년 145억원(10.1%), 2025년 상반기 86억원(12.3%)을 기록한 것이다. 매년 10% 이상 수출 실적은 씨티씨가 해외 판로를 갖고 있다는 방증으로 분석된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80개 국가와 120개 딜러를 보유한 바이오노트가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노린 것은 글로벌 동물 토탈 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이라며 “이같은 목표를 위해 씨티씨바이오 해외 판로도 활용할 계획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결국 씨티씨바이오를 경영하게 된 바이오노트가 목표로 하는 것은 두 업체의 동물약 사업 시너지효과로 분석된다. 올 초 경영권분쟁 완료에 이어 새로운 최대주주를 맞은 씨티씨바이오가 향후 동물약 사업을 어떻게 확장시킬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