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서 두 번째 시공사 선정···삼성·DL·포스코이앤씨 관심
“특정업쳬 쏠림 없는 사업지”···후속 구역 판세도 영향 미칠 듯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압구정4구역이 하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 격전지로 떠올랐다. 압구정2구역에 이어 두 번째로 시공사 선정에 나서는 만큼, 대형 건설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특정 건설사 쏠림이 없는 현장으로 알려지며 압구정에서 사실상 첫 경쟁입찰 무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이번 결과는 후속 구역에도 영향을 미쳐 압구정 재건축 전체 판도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4구역 재건축 조합은 올해 하반기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고, 내년 초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압구정4구역에 대한 ‘정비구역·정비계획 결정(변경),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 특별계획구역4 세부개발계획 결정 및 지형도면’을 고시했다. 이는 재건축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행정 절차로 조합은 시공사 선정 준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 그래픽=시사저널e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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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4구역은 현대8차와 한양3·4·6차 아파트를 통합 재건축하는 사업지다. 재건축을 통해 최고 69층, 9개 동, 1722가구 규모 대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곳은 압구정2구역 다음으로 사업 속도가 빠른 사업지로 주목받고 있다. 예상 공사비만 2조원에 달한다. 삼성물산·DL이앤씨·포스코이앤씨 등 주요 대형사들이 입찰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압구정4구역이 압구정 내 첫 경쟁입찰 사업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압구정에서 가장 먼저 시공사 선정 절차에 착수한 압구정2구역은 1·2차 입찰 모두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해 경쟁입찰이 성사되지 않았다. 이미 조합 여론이 현대건설에 유리하게 형성돼 있었던 만큼 다른 건설사들은 승산이 낮다고 보고 참여를 포기한 것이다.

반면 압구정4구역은 특정 건설사 쏠림이 없어 뛰어볼 만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조건 경쟁과 브랜드 경쟁력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이곳은 어느 한쪽에 기운 표심이 없는 만큼 제안 조건이 곧 표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금융지원, 설계안, 안전관리 역량 등 실질적인 경쟁력이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고급화 설계와 브랜드 파워를 앞세울 가능성이 크다. 반포와 한남동 등 고급 주거지에서 쌓은 경험을 적극 부각하며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 역시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ACRO)를 내세워 고급 주거 이미지와 시공 역량을 드러낼 전망이다. 포스코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제시하는 동시에 최근 안전사고로 인한 이미지 타격을 만회하기 위해 기술력과 안전관리 역량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수주전은 후속 구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압구정3구역은 정비계획 변경안 고시와 대지 지분 정리가 남아 있고, 압구정5구역은 정비계획 심의를 통과한 단계다. 업계에서는 압구정4구역에서 제시된 조건이 이후 구역들의 비교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압구정4구역에서 나온 금융 지원이나 설계안 등이 그대로 압구정3·5구역 조합원들의 기대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번 결과에 따라 후속 구역의 경쟁 구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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