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딜 통해 약 253억엔 확보, UBS·BoA 주관
자산 구조조정 본격화, 하반기 1조원 현금 목표
일본제철, 작년 포스코 지분 전량 처분···양사 협력은 지속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포스코홀딩스가 일본제철 보유 지분의 절반을 정리했다. 철강·2차전지라는 그룹 핵심 사업에 현금을 집중하기 위한 리밸런싱 차원의 조치다.
2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전날 장 마감 후 일본제철 지분 약 1.5%(1569만주)의 절반가량인 785만주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 매각가는 종가(3222엔) 대비 1~2.5% 할인된 수준으로, 약 247억~253억엔(2330억~238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거래 주관은 UBS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맡았다.
이번 매각은 포스코홀딩스가 올 초 사업보고서에서 예고한 일본제철 지분 전량 매각 계획의 일부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올 상반기에만 11건의 구조 개편으로 3500억원을 확보했다. 하반기에는 47건의 추가 구조조정을 통해 약 1조원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중국 장강법인 매각에 이어 일본제철 지분 매각까지 실행에 옮기며 ‘현금 창출’ 작업에 속도가 붙은 셈이다.
양사의 지분 보유는 오랫동안 한·일 철강 협력 관계의 상징이었다. 포스코는 1968년 설립 당시 일본제철(구 야하타제철)로부터 기술과 자본을 지원받아 포항제철소를 건설했다. 이후 양사는 상호 지분을 보유하며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일본제철이 지난해 US스틸 인수를 추진하면서 포스코홀딩스 지분 3.42%(1조1000억원 규모)를 전량 매각하며 사실상 지분 동맹은 깨졌다. 포스코홀딩스도 전략적 필요성이 줄었다고 판단해 지분 정리에 나선 것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양사 합의에 따라 지분을 매각했으며, 매각 대금은 철강과 이차전지 등 주요 사업 경쟁력 강화에 투입할 계획”이라며 “지분은 정리하지만 전략적 협력 관계는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선 이번 매각을 계기로 남은 일본제철 지분 매각도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비핵심 자산 정리가 마무리되면 포스코그룹은 확보한 자금을 주력사업 강화와 신규투자, 필요 시 대형 인수합병(M&A)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