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대표, 글로벌 B2B 소스 홍보차 출국
점주 상생·리브랜딩 전략···실적 개선 여부 촉각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백종원 대표 유명세에 의존했던 더본코리아가 글로벌 소스 사업에 승부수를 걸었다. 백 대표는 태국을 시작으로 대만·중국·미국을 차례로 방문해 한식 메뉴 론칭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그간 백종원 리스크에 시달렸던 더본코리아는 브랜드 재정비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지난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태국으로 떠났다. 백 대표는 태국·대만·중국·미국을 차례로 돌며 글로벌 B2B 소스 제품을 직접 홍보해 더본코리아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백종원 대표는 태국 방콕에 도착해 한국 식료품 유통 업체인 지두방과 만나 B2B 소스의 유통·공급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백 대표는 태국 내 글로벌 유통 대기업과도 만나 B2B 소스 기반의 한식 메뉴 론칭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 대표가 선보인 양념치킨소스·매콤볶음소스·간장볶음소스·된장찌개소스·김치양념분말·떡볶이소스·장아찌간장소스 등 7종은 단순 한 요리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 여러 한식 메뉴를 만들 수 있도록 구성됐다. 백 대표가 ‘한식의 세계화’를 지향하는 만큼, 글로벌 B2B 소스를 통해 해외 사업 모델인 ‘글로벌 푸드 컨설팅’ 방식도 본격화하겠단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주요 거점별 소스 시연 마케팅 활동을 통한 현지 유통사들과의 협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유럽은 독일과 프랑스를 거점으로 한식 레스토랑을 대상으로 메뉴 컨설팅에 대한 영업에 집중하고, 대만은 까르푸·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사와 협력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기업, 병원 등에 한식 메뉴 공급을 위한 소스·조리 컨설팅 제공을 타진하고 있다.
백종원 대표는 앞서 글로벌 B2B 소스 기자간담회에서 “단순 제품 수출이 아니라 레시피와 글로벌 푸드 컨설팅을 함께 제공할 것”이라며 “국내 시장에서 창출된 매출을 글로벌 투자와 개발로 연결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거둔 성과를 다시 국내 R&D로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소스뿐 아니라 더본코리아는 최근 브랜드 재정비에 한창이다. 더본코리아는 상생위원회 정례회의를 통해 내년 1월부터 장기 운영 점포(3년차·5년차·10년차)에 대한 연차별 로열티 인하하기로 했다.
‘메뉴개발 캠프’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더본코리아 조리개발 부서의 각 브랜드별 신메뉴 개발에 점주가 직접 참여해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낸 아이디어를 신메뉴에 적극 반영하는 협업 모델이다.
또 더본코리아는 오는 25일부터 연돈볼카츠를 ‘연돈튀김덮밥’으로 리브랜딩한다. 이번 리브랜딩은 연돈볼카츠의 대표 메뉴로 자리 잡은 튀김덮밥 도시락 메뉴들을 중심으로 도시락 전문 브랜드로의 전환과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가맹점별 연돈튀김덮밥으로 브랜드 전환을 위해 필요한 약 30억원 규모의 비용도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연돈튀김덮밥으로의 브랜드 전환은 의무가 아닌 가맹점 희망 시에만 진행한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각 브랜드별 점주협의체와 상생위원회를 통해 점주님들과 발전적인 소통을 이어가면서 모든 가맹점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획을 만들어가고 있다”면서 “특히 특화 메뉴로 시장 가능성이 충분한 연돈볼카츠 등과 같이 50개 미만의 소규모 브랜드의 경우 대형 브랜드로 성장을 위한 리브랜드 등 다양한 지원책을 공격적으로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 초부터 더본코리아는 백종원 리스크에 시달렸다. 논란의 첫 시작은 빽햄이었다. 이후 감귤맥주 함량 허위 표기, 식자재 원산지 표지 문제가 제기되며 더본코리아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했고, 농지법·축산물 위생관리법 위반 의혹까지 겹치며 부정적 여론이 확산됐다. 백 대표는 결국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미지 개선은 좀처럼 이뤄지지 못했다.
최근엔 BTS 진과 백 대표가 공동 투자한 농업회사법인 지니스램프가 원산지 표시법 위반 혐의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고발됐다. 지니스램프의 경우 농림부·식약처 등 관련 모두 적합한 제품이고 라벨에도 정확한 원산지를 표기하고 있지만 온라인 판매 게시 과정에서 다른 맛 제품의 상품 상세정보가 오기재돼 논란을 빚었다. 현재 지니스램프는 시정 조치한 상태다.
일각에선 백종원 대표가 오는 12월 공개될 흑백요리사2를 앞두고 이미지 개선에 나서려는 의도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흑백요리사2 방영을 앞두고 백 대표의 이미지를 개선시킴과 동시에 더본코리아의 실적 개선까지 일구려는 의도란 분석이다.
실제 더본코리아는 올 상반기 매출 1849억원, 영업손실 16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 2213억원, 영업익 158억원을 냈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16%가량 줄고 적자전환한 것이다.
리서치알음은 더본코리아에 대해 “회사는 급격한 실적 악화의 원인이 244억원 규모의 상생지원금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를 감안해 매출을 복원해도 올 2분기 매출은 13% 감소했다”면서 “원산지 허위표시, 위생논란 등 브랜드 신뢰도 훼손이 소비자 심리에 직격탄을 미쳤고, 홈쇼핑·온라인 등 주요 유통 채널에서 판매 위축이 가속화되며 구조적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