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코어 기반으로 전성비↑···가격은 경쟁사 比 20%↓
삼성·LG전자 AI 가전 및 차량 엔터테인먼트 공략 확대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대만에 본사를 둔 종합반도체 기업 누보톤 테크놀로지가 인공지능(AI)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신제품을 출시하고, 국내 엔드포인트 AI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ARM 코어 기반으로 성능을 대폭 개선하고 전력효율을 높이면서도, 경쟁사 대비 가격은 20%가량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누보톤은 해당 신제품을 통해 삼성전자, LG전자가 주축으로 있는 AI 가전과 블랙박스 등 차량 엔터테인먼트 시장까지 공략을 확대한단 계획이다.
이한규 누보톤코리아 상무는 24일 서울 삼성동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삼성전자, LG전자, 그리고 국내 오토모티브 관련 여러 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특히 AI 기술을 적용한 MCU를 채택하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 기업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며, “누보톤 역시 한국 시장이 AI 쪽에서 기술을 선도하는 시장이라는 걸 잘 알고 있어서 상당히 집중하고 있으며, 누보톤코리아도 국내 고객사들과 긴밀하게 AI MCU 관련 제품 적용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누보톤이 이날 공개한 반도체 신제품은 ‘누마이크로(NuMicro) M55M1’ AI MCU다. MCU는 센서 등 외부로부터의 입력 신호를 받아 연산하고, 그 결과에 따라 모터, 디스플레이 등 내부 부품의 동작을 제어하는 역할의 핵심 반도체다. 중앙처리장치(CPU) 코어와 메모리, 입출력(I/O) 장치가 하나의 칩에 통합돼 있어, 각종 가전제품 및 전자기기에 탑재된다.
누보톤의 AI MCU 신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ARM 코어텍스-M55 CPU와 에토스-U55 신경계처리장치(NPU)를 채용했단 점이다. 세계 반도체 설계자산(IP) 1위 기업인 ARM 코어를 사용하면 여러 디바이스 및 칩 간 통합과 확장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내장형 1.5MB(메가바이트) S램과 2MB 플래시 메모리가 들어갔다.
누보톤은 이를 통해 수 메가바이트(MB)의 작은 메모리 용량에서도 고성능 AI 추론이 가능하고 데이터 전송에 따른 지연과 보안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NuML 개발 툴킷까지 지원해 텍스트, 안면인식, 객체인식, 이상탐지 등 AI 모델을 쉽게 개발해 적용할 수 있는 환경까지 함께 제공한다.
사흔지 누보톤 마이크로컨트롤러사업부 부장은 “ARM 코어로 개발함으로써 가장 큰 특징과 장점은 전체 시스템이 ARM 시스템과 연관됐다면 모두 지원할 수 있단 점”이라며, “경쟁사들의 경우 자체 보유한 NPU가 있어서 향후 많은 문제점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제품은 관련 툴킷까지 같이 제공해서 모든 부분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고객사도 각각의 계획이 있고 자체적으로 고려하는 응용 시나리오와 목표가 있을 텐데, 우리는 통용 AI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 추구하는 방향이 조금 다르고 제품도 그만큼 다르다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누보톤은 높은 전성비와 가격을 강점으로 경쟁사 MCU 제품과 차별화한단 방침이다. 최산느 같은 ARM 코어 기반의 경쟁사 제품 대비 최소 20% 정도 저렴한 시장 가격을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시장에서 우리가 실질적으로 타겟하는 주요 애플리케이션 자체가 배터리를 이용한 엔드포인트 AI와 모빌리티 제품쪽이기 때문에 시장에선 저전력과 저전력 대비 빠른 응답 속도 두가지를 많이 요구한다”며, “또, 저전력 제품에서 모빌리티 고객사의 가장 큰 요구사항은 가격이다. 경쟁사의 연산능력이 높은 1TOPS 수준의 제품들은 시장 가격 자체가 높아서 실제 이런 엔드포인트 AI에 적용하기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제품의 경우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만큼의 연산능력과 저전력을 지원하는 제품이어서 이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누보톤은 앞서 지난 2020년 일본 파나소닉의 반도체 사업을 인수하면서 생활가전과 자동차 분야 센서, 파워, 모터 드라이버 등으로 MCU 사업을 확장하는 추세다. 파나소닉 인수 이후 매년 10% 후반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도 전년 대비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상무는 “파나소닉이 기존에 강점으로 가지던 생활가전, 모터, 오토모티브 쪽에서 인수 이후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 누보톤이 기존 모터 컨트롤 MCU에 특화됐다면, 지금은 생활가전에 사용되는 모터 컨트롤 MCU와 시스템 컨트롤용 MCU까지 같이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작년에도 전년 대비 20%에 가까운 매출 성장을 이뤘고, 올해도 작년 대비 성장하고 있다. 오토모티브 시장에서 국내 반도체 회사들이 상당히 안 좋은 상황에서도 누보톤은 한국에서 꾸준히 성장하는 비즈니스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