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서비스 출시 절차 이어와
서비스 최적화·인력 확충에 지속 투자
신차생산 계획도 공개···철수설 진화 중

GM 한국사업장 모기업 제너럴 모터스(GM)가 지난 11일 국내 상표 출원한 슈퍼 크루즈. 현재 미국에서 제공 중인 첨단 주행보조 기능의 고유 명칭이다. / 사진=지식재산 정보 검색 서비스
GM 한국사업장 모기업 제너럴 모터스(GM)가 지난 11일 국내 상표 출원한 슈퍼 크루즈. 현재 미국에서 제공 중인 첨단 주행보조 기능의 고유 명칭이다. / 사진=지식재산 정보 검색 서비스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GM 한국사업장(한국GM) 모기업 제너럴모터스(GM)가 현재 첨단 주행보조 기술 슈퍼 크루즈(Super Cruise)의 국내 상표권 확보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GM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한국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며 철수설 진화에 일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지식재산 정보 검색 서비스 키프리스(KIPRIS)에 따르면 GM은 지난 11일 슈퍼 크루즈의 상표를 출원했다.

현재 특허청이 상표출원서를 수리했고 심사 대기 중이다. 현재 미국 고객에게 제공되고 있는 슈퍼크루즈는 일정 구간 핸즈 프리(운전자 조작 無) 운행, 차선 자동 변경, 운전자 긴급 상황 능동 대처, 적응형(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기능으로 구성됐다.

쉐보레 초대형 SUV 타호에 탑승한 운전자가 슈퍼 크루즈를 켜고 운전대를 잡지 않은 채 이동하고 있다. / 사진=GM 공식 홈페이지 캡처
쉐보레 초대형 SUV 타호에 탑승한 운전자가 슈퍼 크루즈를 켜고 운전대를 잡지 않은 채 이동하고 있다. / 사진=GM 공식 홈페이지 캡처

미국 소비자들은 지정된 구간에서 쉐보레, 캐딜락, GMC 등 GM 브랜드별 슈퍼 크루즈가 탑재된 차량을 타고 운전대를 잡지 않은 채 이동할 수 있다. 차량 출고 후 3년간 슈퍼 크루즈 이용을 위해 필요한 커넥티비티 서비스 온스타(Onstar)를 무상 이용하고 있다. 이후 월 40달러(약 5만5000원), 연 400달러(55만원)씩 내면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GM은 작년 실적 보고서에서 슈퍼 크루즈 무상 이용 기간이 만료된 고객 중 20%가 비용을 지불하고 기능을 지속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업계에선 최근 테슬라의 동종 유상 서비스 오토파일럿의 이용률이 20~25%인 점을 고려할 때 슈퍼크루즈 이용률 20%가 양호한 수준이란 평가가 나온다.

자동차 전문 매체 모터트렌드가 테슬라 오토파일럿, 포드 블루크루즈, 리비안 드라이버플러스 등 타사 서비스와 비교해 슈퍼 크루즈에 최고점을 부여하기도 했다. 슈퍼 크루즈는 사용자 경험, 유용성, 개인정보 보호 등 측면에서 호평받았다.

한국GM은 작년부터 슈퍼 크루즈 국내 출시에 대한 업계 기대감을 높였다. 작년 11월 서울 강남구 브랜드 복합 공간 ‘더 하우스 오브 GM’에서 전동화 전략 발표 행사를 개최한 후 슈퍼 크루즈 국내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채명신 한국GM 디지털비즈니스 총괄(상무)은 현장에서 “국내 도로 환경에 맞춘 고정밀 지도 구축 등 준비 과정들이 필요하다”며 “최대한 북미와 동등한 수준의 성능으로 한국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국내 쉐보레 고객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커넥티비티 서비스 온스타를 이용하고 있다. / 사진=GM 한국사업장
국내 쉐보레 고객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커넥티비티 서비스 온스타를 이용하고 있다. / 사진=GM 한국사업장

한국GM은 같은 해 4월 슈퍼 크루즈 도입에 필요한 커넥티비티 서비스 온스타를 출시했다. 온스타가 설치된 쉐보레, 캐딜락, GMC 신차를 운행하는 국내 고객들은 현재 원격 시동·출입문 잠금·잠금해제, 차량 상태·진단 정보 확인 등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한국GM은 최근 온스타의 운영 성과 분석, 신규서비스 도입 등을 맡을 시스템 분석 및 데이터 분석가를 모집하기도 했다. 한국GM이 슈퍼크루즈 상표 등록을 추진함에 따라 해당 서비스의 출시가 더욱 가시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GM 한국사업장 창원공장을 방문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헥터 비자레알사장(뒷줄 가운데)과 아시프 카트리GM 해외사업부문 생산 총괄 부사장(뒷줄 오른쪽) 이동우 생산부문 부사장(뒷줄 왼쪽), 김영식 창원공장 본부장(뒷줄 오른쪽 두번째) 등 GM 경영진이 지난달 27일 창원공장 임직원 격려 행사를 진행한 후 직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 사진=GM 한국사업장
GM 한국사업장 창원공장을 방문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헥터 비자레알사장(뒷줄 가운데)과 아시프 카트리GM 해외사업부문 생산 총괄 부사장(뒷줄 오른쪽) 이동우 생산부문 부사장(뒷줄 왼쪽), 김영식 창원공장 본부장(뒷줄 오른쪽 두번째) 등 GM 경영진이 지난달 27일 창원공장 임직원 격려 행사를 진행한 후 직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 사진=GM 한국사업장

◇ 비자레알 한국GM 사장 “수익 내는데 떠날 이유 없다” 강조

한국GM이 신규 서비스인 슈퍼 크루즈 출시를 가시화함에 따라 철수설에 대한 시장 우려를 진화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슈퍼 크루즈 도입을 위한 테스트, 서비스 제공 환경 구축, 전문 인력 확충 등에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져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슈퍼크루즈 도입은 해당 시장에 대한 GM의 장기 투자를 의미한다”며 “한국GM은 슈퍼 크루즈 출시가 한국GM에 대한 여론 시선을 다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이를 빨리 공개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날 한국GM 사측이 노조와 19번째 가진 임금 교섭 자리에서 신차 후속 생산 계획을 공개한 한 점도 사업 존속에 힘 싣는 부분으로 읽힌다. 사측은 노조에 건넨 제시안에 ‘현재 기준으로 승인된 계획을 기반으로 회사는 최근 제품 업그레이드 투자를 활용해 내수·수출 시장에서 우리의 입지를 보호하기 위한 2028년도 이후 생산 계획이 수립돼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2028년 5월은 한국GM 주요 주주(지분 17.1%)인 산업은행이 GM의 사업상 결단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이다. 노조가 해당 시점 이후 신차 생산 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점을 들어 철수 의혹을 제기해왔지만, 이번 사측 제시안을 통해 관련 우려가 일부 해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GM은 작년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해 수익 창출 능력을 본사에 입증하는 등 국내에 지속 투자할 명분을 확보하고 있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도 줄곧 사내 임직원들에게 “수익이 발생하는 사업장에서 떠날 이유가 없다”는 본사 관점을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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