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GER 미국S&P500 ETF, KODEX 상품 제치고 선두
순자산총액 9조원대···10조원 먼저 넘길지에도 주목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의 대표주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TIGER 미국S&P500’ ETF가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ETF를 제치고 순자산총액 1위로 우뚝 선 것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업계 최초 10조원대 ETF가 탄생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3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 ETF는 전날 종가 기준 9조1011억원의 순자산총액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전체 ETF 중 1위이자, 아시아에 상장된 전체 S&P500 추종 ETF 중에서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TIGER 미국S&P500 ETF가 9조원대 순자산총액을 기록하면서, ETF 대표 종목 경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ETF 시장에서는 주로 삼성자산운용의 상품들이 코스피의 삼성전자처럼 순자산총액 1위를 지켜왔다. 실제 ‘KODEX 200’은 ETF 시장이 개화하기까지 가장 큰 규모의 상품이었고, 이는 분기 말 기준 2023년 2분기까지 이어졌다.
이후 2023년 3분기 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가 KODEX 200을 꺾고 순자산총액 1위로 등극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 이어졌지만, 비슷한 상품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ETF가 2024년 들어 다시 왕좌를 뺐앗았다. 그러다 최근 TIGER 미국S&P500 ETF가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ETF의 독주를 막은 것이다.
TIGER 미국S&P500 ETF의 빠른 성장 배경에는 높아진 해외 투자 열기가 자리하고 있다. 해외 투자가 일상화되면서 안정적인 성장성과 분산 효과를 갖춘 미국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에 자금이 집중됐다. 특히 연금 계좌를 활용해 장기적으로 미국 증시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이 ETF로 유입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희비는 또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1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고 증시가 출렁일 경우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ETF에 자금이 더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ETF는 자금을 일시적으로 넣어 놓는 이른바 ‘파킹형’ 상품으로 전통 파킹형 상품보다 높은 수익과 안정성에 방점이 찍혀있다.
이와 함께 순자산총액 10조원을 넘기는 개별 ETF가 나올지에도 주목된다. 2020년 1월 13일 KODEX 200 ETF가 9조7817억원의 순자산총액을 기록해 10조원에 근접했으나 아직 10조원을 넘어선 상품은 없는 상태다. 현재 TIGER 미국S&P500 ETF가 유력한 후보로, 첫 10조원을 돌파하는 ETF가 탄생한다면 국내 ETF 시장의 상징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시장 대표성을 갖춘 종목은 대중성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의 선호와 자금 유입이 장기간 이어지며 긴 생명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들의 간판 ETF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