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원 규모 장내매각···올해 총 76억원 어치 처분
3대주주 OK저축은행도 576억원 규모 주식 매각
올해 자사주 매입의 절반 넘는 주식 시장에 풀려

전북 전주 백제대로 JB금융지주 사옥 전경. / 사진=JB금융지주  
전북 전주 백제대로 JB금융지주 사옥 전경. / 사진=JB금융지주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JB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인 삼양사가 최근 또 JB 주식을 처분하기로 했다. 이번엔 장내매매를 통해 주식을 매도하기로 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삼양사는 향후에 추가 주식을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최근 3대 주주인 OK저축은행도 주식을 대거 처분했기에 JB의 밸류업 정책에 대한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양사는 최근 JB금융 주식 19만1082주를 이달 말부터 다음달 29일까지 장내매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약 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규모다. 삼양사는 지난달에 이어 또 지분을 처분하기로 했다. 8월엔 시간외매매로 12만5000주, 26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각했다. 이번엔 두 배 규모로 주식을 파는 것이다. 그 결과 삼양사의 지분율도 0.17%포인트 하락한 14.41%가 될 전망이다. 

특히 삼양사는 이번에 장내매매를 통해 지분을 처분한다. 시간외매매는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지만, 주식 거래시간에 이뤄지는 장내매매는 주가 왜곡을 불러올 수 있다. 물론 사양사는 한 달 기간동안 지분을 나눠 처분하기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잠재 물량이 풀릴 수 있단 시장의 불안은 커질 수 있단 점이 문제다.

삼양사가 JB금융 주식을 파는 이유는 금산분리법 때문이다.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인 삼양사는 금융주력자(금융자본)인 JB금융의 전체 주식 15%를 넘게 보유할 수 없다. 그런데 최근 JB가 밸류업 정책의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늘렸다. 이러면 삼양사의 지분율이 올라 15%를 초과하게 된다. 이에 JB금융이 밸류업 정책을 발표할 당시 투자자들 사이에선 잠재 물량이 시장에 풀릴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 자료=삼양사,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자료=삼양사,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최근 JB금융의 주식은 시장에 잇따라 풀리고 있다. 3대 주주인 OK저축은행은 지난 6월 4일부터 7월 28일까지 JB금융주식 총 257만3204주, 총 579억원 어치를 장내매각했다. JB금융 전체 주식의 1.22%에 해당하는 큰 규모다. 삼양사가 시간외매매와 장내매매 처분하는 모든 주식까지 합하면 약 300만주가 시장에 나온 셈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약 700억원이다. JB금융이 올해 10월까지 취득할 자사주 규모 1300억원의 절반이 넘는 규모가 시장에 풀린 것이다. 

삼양사는 향후에도 주식을 추가 처분할 가능성이 있기에 JB금융의 고민은 깊을 것으로 관측된다. JB는 삼양사 주식 뿐 아니라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유상으로 제공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유상출연한 자사주의 의무예탁 기간은 1년이다. 이 기간이 지나면 해당 물량은 시장에 풀릴 수 있기에 오버행 우려는 여전하다. 

JB금융은 지난해 밸류업 정책 발표를 통해 자사주 매입·소각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내년까지 한 해 당기순익 가운데 자사주 매입에 투입하는 금액의 비중을 17%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배당성향을 28% 수준으로 고정해 총 주주환원율을 45%까지 끌어올리겠단 계획이다.

JB금융은 지방금융지주 가운데 주주환원정책에 있어 가장 앞서가고 있다. 무엇보다 실적이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에도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난 3806억원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총 주주환원규모가 325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2197억원의 48% 크게 늘어난다는 의미다. 하지만 잠재 물량에 대한 우려는 JB금융의 주주환원 정책 효과를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계속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실적 추세 속에서 물량 이슈가 없다면 JB금융 주식은 더 많이 올랐을 것”이라면서 “만약 향후 JB의 실적 성장세가 꺾이면 물량 이슈는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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