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 JB 주식 1.22% 장내매도···'물량 폭탄'
최대주주 삼양사도 금산분리 문제로 지분 매각
자사주 매입 효과 반감···밸류업 신뢰성 의문

전북 전주 백제대로 JB금융지주 사옥 전경 / 사진=JB금융지주  
전북 전주 백제대로 JB금융지주 사옥 전경 / 사진=JB금융지주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OK저축은행이 JB금융지주 지분을 대거 처분하면서 JB는 기업가치제고(밸류업) 정책을 이행하는데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달엔 최대주주인 삼양사도 JB금융 주식을 처분한 바 있다. 이로 인해 JB금융의 밸류업 정책의 핵심인 자사주 매입·소각 정책의 효과가 크게 반감됐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지난 6월 4일부터 7월 28일까지 JB금융주식 총 257만3204주를 장내 매각했다. JB금융 전체 주식의 1.22%에 해당하는 큰 규모다. 액수로 따지면 총 579억원에 달한다. OK저축은행이 JB금융 주식을 보유한 이래 가장 큰 규모로 처분한 것이다. 이에 OK저축은행, 캐피탈 등 OK금융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JB금융의 총 지분율도 10.56%에서 9.36%로 크게 줄었다. 

OK저축은행이 JB 지분을 처분한 이유는 저축은행법 때문으로 관측된다. 이 법령에 따르면 저축은행은 주식 자산을 자기자본의 50%를 넘겨 보유할 수 없다. 올해 1분기 OK저축은행의 자기자본은 1조6105억원이다. OK저축은행이 보유한 주식의 가격이 오르면서 총 주식자산 규모가 자기자본의 50%인 약 8052억원을 넘어서게 된 것이다. 이에 주식을 일부 매각해 차익을 실현했단 것이다. 

더불어 OK저축은행이 M&A를 위해 주식을 처분했단 해석도 있다. OK저축은행은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최근까지 협상 중이었다. 일각에선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직전까지 갔단 이야기도 나온다. 이에 실제 인수를 대비해 현금을 마련하려고 주식을 판 것일 수 있단 추측이다. OK저축은행은 최근 협상 끝에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OK저축은행의 주식 매도로 JB금융은 밸류업 정책 시행에 있어 충격을 입었단 평가다. JB금융은 올 상반기 약 5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했지만, 이보다 더 많은 규모의 주식이 시장에 풀린 것이다. JB금융의 밸류업 정책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이 깊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자료=JB금융지주,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자료=JB금융지주,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특히 JB금융은 최대주주인 삼양사로 인해 자사주 매입 정책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인 삼양사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JB 지분를 15%까지만 보유할 수 있음. 이에 JB가 자사주 매입하고 소각하면 그만큼 삼양사는 지분율 상승으로 인해 JB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달 삼양사는 JB금융 지분 12만5000주를 주당 2만550원씩 총 26억원 어치를 시간외매매로 처분했다. 

더구나 JB는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직원 성과급 명목으로 유상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이 역시도 문제다. 유상출연한 자사주의 의무예탁 기간은 1년이다. 매입한 주식을 우리사주에 넘기면 일단 삼양사의 지분율 상승을 막고 시장에 물량이 대거 풀리는 것도 피할 수 있다. 이에 JB금융은 임시방편으로 이 방법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해당 물량은 시장에 풀릴 수 있기에 오버행 우려는 여전하다. 

특히 JB금융은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기는 규모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4월엔 46억원을 나눠줬지만, 올핸 총 207억원을 유상으로 제공했다. JB금융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확대될수록 유상출연 규모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김기홍 JB금융 회장이 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인 것도 이 같은 물량 우려를 의식한 행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JB금융은 지난해 밸류업 정책 발표를 통해 자사주 매입·소각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오는 2026년까지 한 해 당기순익 가운데 자사주 매입에 투입하는 금액의 비중을 17%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배당성향을 28% 수준으로 고정해 총 주주환원율을 45%까지 끌어올리겠단 계획이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소각 정책이 반감되고 있는 만큼 밸류업 정책을 대폭 수정해야 한단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OK저축은행의 경영 상황에 따라서도 밸류업 정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JB금융은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최근 여당이 배당소득 분리과세 법안을 제출했는데, 이것이 실제로 시행되면 JB는 총주주환원율에서 배당의 비율을 더 늘릴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