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벌SK 켄터키 1공장 상업생산 시작
SKBA·합작공장 동시 가동, 북미 생산능력 확대
포드, NCM·LFP 병행해 전동화 라인업 다변화

19일(현지시간) 블루오벌SK 직원들이 첫 배터리 납품 기념 행사에 참석했다. / 사진=블루오벌SK
19일(현지시간) 블루오벌SK 직원들이 첫 배터리 납품 기념 행사에 참석했다. / 사진=블루오벌SK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SK온과 포드의 미국 합작법인 블루오벌SK가 켄터키주 글렌데일에서 첫 상업 생산에 돌입했다. 전기차 시장에서 ‘현지화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양사가 구축한 대규모 배터리 거점이 가동에 들어가면서 북미 전기차 공급망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20일 블루오벌SK는 공식 채널을 통해 “켄터키 1공장에서 생산된 첫 배터리가 고객사에 납품됐다”며 출하 개시 사실을 알렸다. 현지 공장 직원들과 함께 이를 기념하는 행사도 열렸다. 이번에 생산된 배터리는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과 전기 화물밴 ‘E-트랜짓’에 우선 공급된다.

블루오벌SK는 지난 2022년 7월 SK온과 포드가 각각 50%씩 출자해 설립했다. 총 114억달러(약 16조원)를 투입해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배터리 공장 3곳을 짓고 있고, 이번 켄터키 1공장이 가장 먼저 가동에 들어갔다. 테네시 공장은 올해 연말 가동이 예정돼 있고 켄터키 2공장은 시점이 미정이다. 전체 생산능력은 연간 129GWh에 이를 전망이다.

포드의 전기차 F-150 라이트닝. / 사진=연합뉴스
포드의 전기차 F-150 라이트닝. / 사진=연합뉴스

◇ 포드, 배터리 조달 안정성 확보

이를 통해 포드는 합작 공장을 통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을 확보했다. 최근 포드는 3만달러대 중형 전기트럭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도입한다고 밝혔는데, 이번 합작 공장에서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생산해 전략 다변화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마이클 아담스 블루오벌SK 최고경영자(CEO)는 “켄터키 1공장에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생산 개시는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말했다. 현지 공장장 마크 헤일리도 “1450명 이상의 직원이 합심해 성과를 만들었다”며 고용 창출 효과를 강조했다.

SK온 미국 조지아주  1공장 모습. / 사진=SK
SK온 미국 조지아주 1공장 모습. / 사진=SK

◇ IRA·관세 변수 속 ‘현지화’ 가속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배터리 관세 확대와 보조금 제한 기조로 인해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겐 ‘미국 현지 생산’이 사실상 필수가 됐다. SK온은 기존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SKBA) 공장 두 곳을 운영하고 있고, 이번 합작 공장 가동으로 미국 내 생산역량을 크게 확대하게 됐다. 특히 SKBA는 최근 셀 라인이 100%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져 북미 사업 호조를 이끌고 있다.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은 전날 서울에서 열린 이천포럼 2025에서 “투자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권역별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히며 추가 투자에도 신중한 기조를 유지했다. 다만 합작 공장과 자체 공장이 동시에 가동되면서 수주 물량 대응에서 유연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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