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인덱스 500대 기업 조사결과
21개 업종 CEO 평균 연령 하락···공기업 예외
여성 유리천장 여전···3년 연속 2%대

/ 그림=미드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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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평균 연령이 처음으로 50대에 진입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과 경기 침체 속에서 ‘젊은 리더’ 선호가 뚜렷해지면서 세대교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동시에 조직 안정성을 위한 내부 승진 비중도 3년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12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기준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69개사의 CEO 517명을 분석한 결과, 올해 평균 연령은 59.8세로 집계됐다. 2023년 61.1세, 지난해 60.3세로 평균 연령이 하락한 데 이어 올해는 60세 선이 무너진 것이다.

◇ 공기업 빼고 전 업종 CEO 젊어졌다

22개 업종 중 공기업을 제외한 21개 업종에서 CEO 평균 연령이 하락했다. 서비스업이 54.8세로 가장 젊었고, 유통(56.5세), 석유화학(58.4세), 이차전지(58.5세), 제약(58.6세)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공기업은 65.4세로 2년 전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개별 기업별로는 한솔제지(-17세), GS리테일(-16.7세), 메리츠화재해상보험(-14세) 등이 대표적인 세대교체 사례다. 한솔제지는 한철규(63) 전 대표에서 한경록(46) 대표로, GS리테일은 허연수(64) 전 대표에서 허서홍(48) 대표로, 메리츠화재는 김용범(62) 전 대표에서 김중현(48) 대표로 바뀌었다. 모두 40대가 전면에 나섰다.

전문경영인 가운데 최연소는 이재상(43) 하이브 대표로 조사됐다. 오너 경영인 중에는 구웅모(36) LT 대표이사 전무와 권혁민(39) 도이치모터스 대표가 30대다. 반대로 최고령 전문경영인은 이수광(81) DB그룹 회장, 오너 경영인 중에서는 손경식 CJ 회장과 강병중 넥센 회장이 86세다.

/ 자료=리더스인덱스
/ 자료=리더스인덱스

◇ 내부 승진 ‘더 단단하게’···여성은 빗겨가

올해 자사 출신 CEO는 423명으로 전체의 81.8%를 차지했다. 2023년 80.0%, 2024년 80.3%에서 상승세를 이어가며 최근 3년 내 최고치다. 업종별로는 은행(13명)과 상사(8명)가 100% 전원 자사 출신이었고, 생활용품(99.5%), 지주(88.6%), 보험(88.0%) 순으로 높았다.

은행은 정진완 우리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이환주 국민은행장, 이광희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장 등 새 CEO 전원이 내부 인사였다. 보험업은 전 업종 중 증가 폭이 가장 컸다. 2년 전 대비 자사 출신 비중이 21.3%P나 뛰었다.

반면 공기업의 자사 출신 비율은 22.2%에 그쳤다. 외부 출신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이유로는 오너 부재와 정치·관료 출신 인사의 낙점 관행이 꼽힌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국내 기업들이 내부 승진을 통한 조직 안정과 함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세대교체를 병행하는 모습”이라며 “시장 환경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젊은 CEO 기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성 CEO 비중은 3년 연속 12명, 전체의 2%대에 머물렀다. 올해 새로 취임한 여성 CEO는 단 한 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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