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당 직원수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신세계···리더스인덱스 조사 결과
실무 중심 인력 확대하고 비용 줄이기 위한 조치 해석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지난해 대기업들이 평균적으로 직원은 늘리고 임원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무중심 인력을 확대하고 비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는데 HDC, KT, 카카오는 이와 반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1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30대 그룹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35개 계열사 고용 변화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임원 1인당 직원수는 전년보다 평균 2.4명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직원 수는 98만3517명으로 전년보다 1.7% 늘었고 임원 수는 9817명에서 9746명으로 0.7% 감소했다.
반면 HDC, KT, 카카오 등은 임원 당 직원수가 오히려 줄었다.
HDC그룹은 직원수가 3.2%(246명) 증가했지만 임원수가 무려 51.2%(21명) 늘었다. 미등기임원이 18명에서 41명으로 급증한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임원 1인당 직원수가 평균 59.7명 감소했다.
KT는 지난해 대규모 인원 감축을 단행해 직원수를 6.7%(2581명) 줄였지만 임원수는 8.9%(18명) 늘렸다. 이로 인해 임원 1인당 직원수는 190.6명에서 163.2명으로 평균 27.3명 감소했다.
카카오는 직원수가 2.9%(246명) 늘었지만 임원수는 35.9%(51명)나 증가해 임원당 직원수는 14.5명 줄었다.
SM그룹은 직원수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원 1인당 직원 수 역시 줄어든 다소 특이한 케이스다. 지난해 직원수가 1617명으로 전년(1888명)보다 14.4% 줄었지만 임원수는 60명에서 58명으로 소폭 감소한 결과다.
임원 당 직원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그룹은 신세계였다. 지난해 직원수가 4.2%(1379명) 증가하고 임원수는 10.2%(17명)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임원 1인당 직원수가 197.0명에서 228.5명으로 평균 31.5명 많아져 전체 그룹 중 가장 증가폭이 컸다.
다음은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직원수가 1만995명에서 1만1075명으로 0.7% 증가할 때 임원수는 92명에서 80명으로 13.0% 감소해 임원 1인당 직원수가 18.9명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임원 당 직원수가 두 자릿수로 늘어났다. 전체 직원수가 15만9357명에서 16만2100명으로 1.7% 증가하고 임원수는 1148명에서 1087명으로 5.3% 줄어 임원 1인당 직원수가 10.3명 늘었다.
유통과 건설업 중심의 일부 그룹은 직원수와 임원수가 모두 감소했다. 다만 임원 감소폭이 더 커 임원 1당 직원 수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업황 부진에 따른 비용 절감 목적의 구조조정 일환으로 해석된다.
DL그룹이 대표적이다. 건설업종 DL이앤씨를 보유한 DL은 전체 직원수가 3.9%(323명) 줄어든 가운데, 임원수는 21.2%(25명) 줄면서 임원 1인당 직원수가 15.5명 증가했다.
롯데그룹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직원 수(-0.1%)와 임원 수(-9.6%)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임원 감소폭이 커서 임원 1인당 직원수가 102.5명에서 113.2명으로 평균 10.7명 늘었다.
CJ그룹은 직원수가 2.1%(664명) 줄었지만 임원수는 9.2%(29명) 줄어들어 임원 당 직원수가 오히려 7.9명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