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 최초 여행 큐레이션 ‘비아신세계’
온라인 결제 기능 탑재 ‘비욘드신세계’도 공개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신세계백화점이 신세계표 이커머스를 선보인다. 신세계는 업계 최초 여행 상품과 이커머스 기능을 탑재한 ‘비아신세계(VIA SHINSEGAE)’와 ‘비욘드신세계(BEYOND SHINSEGAE)’다. 신세계백화점은 그룹 계열분리를 염두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약했던 온라인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5일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만의 여행 플랫폼 ‘비아 신세계’를 공식 오픈했다. 백화점이 직접 기획하고 여행 상품을 운영하는 것은 업계 최초다.
◇‘차별화 경험’ 앞세운 비아신세계와 비욘드신세계
우선 비아신세계는 2개 등급(마스터피스·오리진)과 4가지 테마로 나뉜다. 마스터피스 등급은 고객들이 경험해 본 적 없는 특별한 프로그램에 집중했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모터스포츠가 대표적이다. 올해 파이널 시즌 마지막 경기를 관람하는 것뿐 아니라 팀 전용 라운지를 이용하거나 기술진이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
오리진 등급은 신세계만의 차별화된 여행을 추구한다. 한 예로, ‘노년 건강’ 지킴이로 유명한 정희원 전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와 함께 떠나는 여행이 있다. 단순 관광을 넘어 깊이 있는 문화적 체험이 가능하다. 국가유산청과 함께 자연유산, 명승을 포함한 국가유산을 만나보는 국내 여행도 있다.
비아신세계는 여행 전후를 아우르는 토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행 전 프리뷰 아카데미에서 여행에 대한 사전강의를 듣거나 체험할 수 있다. 자택에서 공항까지 대형 고급세단을 타고 이동하고 공항 수속도 지원한다.
비욘드신세계는 이커머스 기능을 탑재했다. 백화점 상품들을 디지털 공간인 앱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SSG닷컴의 전자결제와 배송 시스템을 앱 안에 도입해 고객 편리성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앱에서 상품 확인부터 직접 결제까지 가능해져 백화점 고객들에게 확장된 온·오프라인 쇼핑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비아신세계에서 여행 상품을 구매하면 신세계 VIP 실적으로 인정된다. 구매한 금액을 최대 100%까지 실적 금액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비욘드신세계도 이날부터 연말까지 비욘드신세계 내에서 구매한 금액의 50%는 내년 VIP 실적 금액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성환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신세계백화점만의 노하우를 담은 큐레이션 역량을 여행 상품에 접목시킨 비아신세계에서 고객들이 품격 있는 여행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세계 고객들이 경험할 수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SSG닷컴에 기대던 온라인 사업, 매출 확대 전략
그간 신세계백화점은 오프라인 중심 사업으로, SSG닷컴과 자체 앱을 통해 온라인 사업을 전개했다. 다만 신세계백화점은 상대적으로 온라인 사업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만큼, 이번 비아·비욘드신세계를 통해 온라인 매출 확대를 꾀하겠단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22년 연결 기준 총매출액 12조4939억원, 영업익 6454억원이었다. 그러나 2023년부터 매출은 11조1322억원, 지난해 11조4974억원으로 11조원대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영업익도 6398억원에서 4795억원으로 1603억원이나 빠졌다. 올 1분기도 매출 2조87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올랐지만, 영업익은 307억원 줄어든 1323억원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선 신세계백화점의 온라인 사업이 곧 신세계그룹의 계열 분리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지난 2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으로부터 이마트 지분 10%를 넘겨받았다. 같은해 4월 정유경 ㈜신세계 회장은 이 총괄회장으로부터 ㈜신세계 지분 10.21%를 증여받았다.
여기에 신세계는 백화점 부문의 온라인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5월 온라인추진단을 신설했다. 온라인추진단은 신세계몰과 신세계V(옛 SI빌리지) 등 백화점 부문 각 사에서 운영 중인 온라인 플랫폼 간 시너지를 낼 방안을 모색하는 조직이다.
무엇보다 신세계그룹 계열 분리가 이뤄지려면 신세계백화점이 SSG닷컴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현재 신세계백화점은 SSG닷컴 지분 24.4%를 보유 중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친족 기업 간 계열 분리를 하기 위해선 상장사 기준 상호 보유 지분이 3% 미만, 비상장사 보유 지분은 10% 미만이여야 한다. 유통업계에선 SSG닷컴이 이마트와 시너지가 클 것이란 이유에서 신세계백화점이 보유한 지분을 이마트에 넘길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간 SSG닷컴에 치우쳐있던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사업이 다변화되는 모습”이라며 “신세계백화점이 계열 분리를 염두에 두고 이커머스 강화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온라인추진단을 설립한 것도 신세계 내부에서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려는 의도”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