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스토어 강남 내달 1일 오픈
IPO 준비 착수···이달 RFP 발송 예정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기업 무신사가 기업공개(IPO) 준비에 착수했다. 무신사는 IPO를 통해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 비상장사)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오프라인 매장을 지속 확대해 규모의 경제를 노리겠단 전략이다.

31일 무신사는 내달 1일 강남대로에 오프라인 편집숍 ‘무신사 스토어 강남’을 연다. 지난 2년간 오프라인 편집숍을 운영하며 쌓았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편집숍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무신사 스토어 강남 슈즈월. / 사진=무신사
무신사 스토어 강남 슈즈월. / 사진=무신사

무신사 스토어 강남은 홍대와 성수, 대구에 이은 네 번째 매장이다. 무신사 스토어는 강남대로에 들어선 유일한 대형 패션 편집숍이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3개층, 총 1170㎡(약 354평) 규모에 6000여개 상품을 갖췄다. 입점 브랜드 130여개 중 100여개는 국내 패션, 잡화 브랜드로 채웠다.

강남점은 타깃과 스타일에 따라 키워드별로 브랜드 큐레이션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무신사 영’은 캐주얼한 유니섹스 브랜드, ‘무신사 걸즈’는 1020 여성 고객을 위한 개성 있는 브랜드를 선별했다. 이 외에도 2535 여성을 위한 ‘무신사 포 우먼’, 아메카지(아메리칸 캐주얼)부터 오피스룩을 아우르는 ‘무신사 워크&포멀’도 있다.

무신사는 강남점에 처음 도입된 큐레이션 중심 구성을 통해 고객 반응을 살펴본 후 매장별 특화 콘셉트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무신사 스탠다드처럼 ‘무신사 걸즈’, ‘무신사 슈즈’ 등 타깃 고객이나 스타일, 카테고리에 특화한 매장을 선보이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무신사는 내년 상반기 성수동에 ‘무신사 메가 스토어 성수’를 연다. 메가스토어는 패션과 뷰티, 슈츠, 스포츠, F&B(식음료)를 아우르는 6600㎡(약 2000평) 규모의 초대형 복합 리테일 스토어로 조성될 예정이다.

무신사 스토어 강남에서 오는 8월1일 판매하는 아식스 한정판. / 사진=한다원 기자
무신사 스토어 강남에서 오는 8월1일 판매하는 아식스 한정판. / 사진=한다원 기자
무신사는 상품마다 QR코드를 담아 온오프라인을 연계했다. / 사진=한다원 기자
무신사는 상품마다 QR코드를 담아 온오프라인을 연계했다. / 사진=한다원 기자

무신사에 따르면 기존 무신사 스토어 3곳은 올 상반기에만 누적 200만명이 방문했다. 특히 무신사 스토어 홍대는 지난해 1~9월까지 3분기만에 거래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는 지난 5월 말 기준 월 거래액 30억원을 넘어섰다.

무신사 관계자는 “앞으로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무신사 스토어를 확장하며, 브랜드 큐레이션 노하우와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결합한 진화된 형태의 편집숍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온라인 기반의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더 많은 고객을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시장 확대는 물론 K-패션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거점으로서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무신사가 외형 확장에 나서는 배경엔 IPO가 있다.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최근 ‘글로벌 파트너스 데이’에서 “IPO는 글로벌 확장에 아주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IPO를 공식화했다.

무신사는 지난 2023년 시리즈C 투자 유치 과정에서 약 3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국내 열 번째 유니콘에 등극했다. 무신사는 IPO 적정성 검토를 마치고, 이번주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주관사 선정을 통해 준비에 돌입할 것”이라며 “아직 해외 상장, 국내 상장 여부는 확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선 무신사가 국내 상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무신사 최근 실적 및 거래액. / 표=김은실 디자이너
무신사 최근 실적 및 거래액. / 표=김은실 디자이너

무신사는 매년 실적 상승세를 타며 지난해 첫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무신사는 지난해 매출 1조2427억원, 영업익 102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거래액은 4조5000억원으로 기록됐다. 국내 패션 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무신사만 홀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무신사 자회사들이 적자를 내고 있다는 점은 무신사의 불안 요소로 꼽힌다. 올 1분기 기준 무신사가 보유한 자회사 16곳 중 무신사로지스틱스, 무신사트레이딩, 에스티디씨를 제외한 13곳의 자회사들이 적자를 기록했다.

그간 무신사는 스타일쉐어, 29CM, 솔드아웃 등 다양한 브랜드와 플랫폼을 인수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몸집을 키운 것은 긍정적이지만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는 무신사의 재무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IPO를 위해선 글로벌 성과 입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국내 인지도를 기반으로 글로벌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21년 일본에 해외 첫 법인 ‘무신사 재팬’을 설립한 뒤 이듬해 하반기 글로벌 스토어를 열었다. 무신사는 지난해 10월 롯데면세점 동경긴자점에 첫 해외 오프라인 상설 매장을 연 바 있다. 무신사는 이르면 연내 중국 진출에 나설 방침이다. 이번 무신사 스토어 강남점에도 외국인 고객들이 자주 구매하는 모자에 초점을 맞춘 ‘무신사 캡 클럽’을 선보였다.

무신사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들은 의류보다는 잡화에 관심이 많아 캡 모자 280여개를 진열했다”면서 “영문과 일문, 중문 안내문을 배치하고 택스프리 결제를 지원하는 등 외국인 고객의 쇼핑 편의를 제공 중”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도 “일본과 중국을 시작으로 내년 싱가포르와 태국, 오는 2030년까지 미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2030년까지 글로벌 거래액 3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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