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산업 둔화·그룹사 매출 의존 여전
대외 수주는 4%에 그쳐
[시사저널e=송주영 기자] 포스코DX가 2분기 연속 실적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방산업 부진과 그룹사 투자 지연 여파로 신규 수주가 줄고, 매출과 수익성도 동반 감소했다. 철강, 이차전지 등 주요 전방산업의 경기 위축이 직접적인 타격을 줬단 분석이다.
포스코DX는 31일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728억5700만원, 영업이익 171억80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7%, 영업이익은 29.8%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144억4100만원으로 29.2% 감소했다.
실적 하락은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이다. 포스코DX는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 32.6%, 영업이익 35%가 줄었다. 전년 동기뿐 아니라 전분기 대비로도 하락세다. 2분기 매출은 전분기보다 8.1%, 영업이익은 25.3% 줄었다.
올해 상반기 누적 실적은 매출 5696억5700만원, 영업이익 400억8000만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7.3%, 33.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97억4100만원으로 32% 줄었다. 상반기 수주액도 3627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4915억원) 대비 26.2% 감소했다.
포스코DX 관계자는 “전방산업 약세로 고객사의 투자 집행 시점이 늦춰졌고, 이에 따라 신규 수주와 실적이 모두 위축됐다”고 밝혔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자동화 부문은 이차전지 설비 투자 재개로 반등 조짐이 일부 나타났다. 2분기 매출은 129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3% 증가했다. 그러나 전년 동기(2054억원)와 비교하면 37% 줄었고, 수주도 전년 동기 대비 11.8% 감소한 1070억원에 그쳤다. 자동화 부문 영업이익률은 5.7%로, 전분기(8.8%)보다 3.1%포인트 낮아졌다. 회사 측은 “일회성 비용 발생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IT부문은 그룹사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 덕에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6.7% 늘어난 136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분기(1681억원) 대비로는 19% 감소했다. 2분기 IT 수주액은 5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1%, 전분기 대비 45.9% 줄었다. 주요 프로젝트 일정이 3분기로 넘어가며 일시적 공백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객사별 매출 비중은 포스코가 53%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포스코퓨처엠이 13%, 기타 그룹사가 30%였다. 대외 매출 비중은 4%에 불과했다. 포스코DX의 전통적인 한계인 그룹 계열 매출 의존 구조가 여전히 고착됐다. IT서비스 업계가 대외 클라이언트를 확장하며 외연을 넓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포스코DX 실적 흐름은 같은 기간 실적 상승을 기록한 다른 IT서비스 기업들과 대비된다. 삼성SDS는 2분기 매출 3조5120억원, 영업이익 2302억원으로 각각 4.2% 성장했다. LG CNS도 매출 1조4602억원(0.7%↑), 영업이익 1408억원(2.3%↑)으로 소폭 증가했다. AI·클라우드 부문이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며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
현대오토에버는 매출 1조421억원, 영업이익 8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5%, 18.7% 증가해 업계 최고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 공통적으로 AI, 클라우드 전환에 집중하며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포스코DX는 그룹사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미래 먹거리로 삼은 AI 기반 사업도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외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는 있지만, 매출 비중이 미미한 수준이다.
포스코DX도 AI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엔씨AI는 이날 국가가 진행중인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컨소시엄에 포스코DX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하반기 디지털 트윈, 스마트팩토리, 제조 AI 분야로 사업 저변을 넓힐 전망이다.
포스코DX가 반등을 이루기 위해선 그룹사 내부 프로젝트 중심의 실적 구조에서 벗어나 IT서비스 업계 전반에서 요구되는 대외 경쟁력과 플랫폼형 수익모델 확보가 필수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