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아문디운용, 국내 첫 유럽 방산 ETF 출시
‘KODEX 방산TOP10’ 이어 이달에만 두 번째
“방산 성장성에 수요 여전”···추가 출시 움직임도 활발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방위산업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면서 관련 상품 라인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삼성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이 신규 방산 ETF를 출시한 것이 대표적으로, 운용사 간 시장 점유율을 둘러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28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은 ‘유럽의 재무장’(ReArmEurope)에 주목해 오는 29일 ‘HANARO 유럽방산’ ETF를 선보인다. 이 상품은 국내 최초의 유럽 방산 테마 ETF로, 에어버스·롤스로이스홀딩스·사프란·라인메탈 등 유럽 주요 방산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포함해 이번 달에만 두 종의 방산 ETF가 상장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방산 ETF는 지난해 4분기를 전후해 활발히 출시됐다가 한동안 주춤했다. 그러다 최근 다시 라인업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실제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주요 방산 기업에 투자하는 ‘KODEX K방산TOP10’ ETF를 지난 15일 출시한 바 있다. 

방산은 올해 시장의 주도업종으로 시장의 큰 조명을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고, 이에 따라 각국은 안보를 외부에 의존하기보다는 자국의 군사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기술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방산 기업들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가 나온 것이다.

이미 글로벌 방산 기업의 경우 숫자로도 성장세를 증명하고 있다. 독일의 라인메탈은 지난해 전년 대비 36% 증가한 98억유로(15조877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수주 잔고도 대폭 증가한 550억유로(89조원)였다. 국내 방산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지난해 전년 대비 43% 증가한 11조2462억원의 매출을 냈었다.

이 같은 온기는 방산 ETF에도 전해졌다. 대표적으로 국내 주요 방산 기업에 투자하는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 ETF는 올 들어 이달 25일까지 175.81% 상승했다. 이는 전체 ETF 중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순자산총액도 2578억원에서 1조2849억원으로 급증하며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방산 ETF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방산 관련 ETF는 이번에 출시하는 상품을 포함하면 9개가 된다. 이들을 순자산총액 기준으로 살펴보면 PLUS K방산이 압도적으로 1위이고 그 뒤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방산&우주’ ETF가 3231억원으로 2위다.

여기에 출시 준비 중인 ETF도 다수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방산 소부장 기업에 투자하는 ‘PLUS K방산소부장’ ETF의 표준코드를 한국거래소로부터 부여받았다. 표준코드는 한국거래소가가 증권 상품에 부여하는 고유 식별 번호로 상장이 임박했음을 의미한다. 이밖에 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방산 레버리지 ETF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방산은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각국의 국방비 확대라는 구조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한 상태”라며 “그동안 많이 오르긴 했지만 추가적인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수요로 관련 ETF는 앞으로도 나올 것으로 보이고, 차별화 경쟁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방산 위주인 ETF 기준. / 표=김은실 디자이너.
방산 위주인 ETF 기준. / 표=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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