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이달 들어 가계대출 잔액 4조828억원↑
주담대 3조568억원 급증
규제 강화 전 대출 받으려는 수요 몰려···9월까지 영향 이어질 듯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이달 들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4조원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6·27 부동산 대책을 통해 가계부채 관리에 나선 이후 증가세는 다소 둔화됐지만, 대책 발표 이전 접수된 대출 신청이 시차를 두고 실행되면서 관련 통계에 반영되고 있어 8~9월까지 증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4일 기준 758조917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754조8348억원)보다 4조828억원 증가한 규모다.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24일 기준 602조4818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잔액이 599조425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이달 들어 3조568억원 늘었다. 신용대출 잔액은 24일 기준 105조1578억원 규모로 전월(104조4021억원) 대비 7557억원 증가했다.
주담대 등 은행권 대출은 신청에서 실행까지 통상 1~3개월이 걸린다. 앞서 6·27 부동산 대책과 7월부터 시행되는 스트레스 DSR 3단계 규제를 앞두고 대출 한도 축소 전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렸고 이러한 수요가 시차를 두고 통계에 반영되고 있다. 이 같은 영향은 8~9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6조7536억원 급증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8월(9조6259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주담대는 5조7634억원 증가하며 지난해 9월(5조9148억원) 이후 9개월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신용대출 역시 1조876억원 늘어나 2021년 7월(1조8636억원)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은행권을 향해 가계와 기업을 상대로 ‘이자 놀이’를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24일 오후 대통령실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게 없다”며 “기업이 살아야 나라 경제가 살고, 또 더 많은 국민이 투자해야 기업이 산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기관도 건전하게 성장 발전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며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 놀이, 이자 수익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