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명암 뚜렷해진 2분기
LG엔솔, AMPC 제외 흑자 달성
적자 축소 SK온·‘어닝쇼크’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제품. /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제품. / 사진=LG에너지솔루션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올해 2분기 실적 시즌에 들어선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먼저 ‘어닝 서프라이즈’로 포문을 열었지만, 나머지 두 회사는 반등 신호를 내기엔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는 오는 31일 나란히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업계는 두 회사 모두 뚜렷한 실적 개선은 어렵다는데 무게를 싣고 있다. SK온의 적자 폭은 줄어들 수 있으나 흑자 전환까진 갈 길이 멀고, 삼성SDI는 적자 전환과 함께 ‘어닝쇼크’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지난 25일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매출 5조5654억원, 영업이익 492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52.0% 증가하며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미국 정부 보조금(4908억원)을 제외하고도 6개 분기 만에 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2022년 말 이후 처음으로 순수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북미 생산 비중 확대에 따른 고수익 제품·프로젝트 물량 증가와 전사 차원의 비용 효율화 및 재료비 절감 등 원가 혁신을 통해 AMPC를 제외한 기준으로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중저가형 배터리 등 신수요 대응, 유럽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 본격화, 미국 내 30GWh ESS 생산능력 확보 등을 하반기 실적 드라이브로 제시했다.

SK온 미국 조지아주  1공장 모습. / 사진=SK
SK온 미국 조지아주 1공장 모습. / 사진=SK

SK온은 전분기(2993억원 손실)보다 손익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북미공장의 배터리 생산라인이 풀가동 체제에 들어서면서다. 생산량이 증가한 만큼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령액도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마다 예상치는 다르지만, 많게는 AMPC 수령액이 약 2400억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1분기 AMPC 수령액(1708억원)과 비교해 40% 가까이 증가하는 셈이다. 

다만 SK온의 흑자 전환은 여전히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있다. 생산비 구조, 유럽 사업 부진, 미국 대선 등 정책 리스크가 여전히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삼성SDI는 2분기 21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조4108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2802억원 영업이익) 대비 적자전환하는 것으로, 당초 증권가 기대치를 밑도는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이다.

주력 전기차 고객사(BMW, 스텔란티스) 판매 부진이 주원인이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EV)용 배터리 부문에서 유럽 고객사 재고 조정 이후 더딘 회복세 및 미국 스텔란티스 합작법인 가동률 하락 등으로 영업적자 규모는 확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신제품 수주나 공장 가동률 개선 흐름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아 하반기 회복 가능성도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 사진=삼성SDI
/ 사진=삼성S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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