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출범···위탁매매 수수료 이익 기대
'빚투' 때 이익 못 얻은 우리금융···'이번엔 다르다'
아직 고객 수 적어···슈퍼앱 연계 완료는 ‘긍정적’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우리금융이 이번에는 국내 주식시장 호황의 '덕'을 볼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 2020년 ‘빚투’ 열풍이 불 당시 다른 금융지주는 대규모 수수료이익을 챙겼지만 증권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그저 지켜봐야 했다. 이번엔 우리투자증권이 출범한 만큼 이익을 거둘 기회가 마련됐다.
다만 우리투자증권의 위탁매매 서비스는 이제 시작 단계이기에 대규모 이익을 거두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3215.28로 거래를 마쳤다. 21대 대통령 선거 직전인 지난달 2일 종가와 비교하면 19% 급등했다. 작년 말부터 증시를 짓눌렀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새 정부의 주가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결과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코스피가 2년 안에 5000선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JP모건은 지난 11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기업 지배구조 개혁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코스피지수는 2년 내에 현 수준 대비 50% 이상 상승할 수 있다”며 “최근 상법 개정 등이 한국 주식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권의 시선은 우리금융에 쏠린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그룹의 ‘숙원 사업’인 증권 계열사 설립에 성공한 덕분에 증시 호황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을 통해 위탁매매 수수료이익을 늘릴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주식시장에 상장된 증권사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이유도 주식거래 증가로 증권사들의 실적이 크게 늘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5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내놓는 등 위탁매매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주식 호황기는 반드시 놓치지 않겠단 입장이다. 지난 2020년~2021년 국내 주식시장은 활황을 기록할 당시 우리금융은 수혜를 입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식 거래가 급증하자 당시 대형 증권 계열사를 보유했던 KB·신한·하나금융지주의 수수료이익은 급증했다. 특히 KB금융의 2020년 수수료이익은 전년 대비 25.6% 크게 늘었다. 반면 우리금융은 같은 기간 8.1% 오히려 감소했다.
하지만 우리금융이 증권 계열사를 통해 당장 수수료이익을 늘리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른 금융지주가 보유한 대형 증권 계열사와 달리 우리투자증권의 소매 고객층은 아직 두껍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막 MTS를 선보인 상황이라 고객 확보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우리금융의 통합 앱(슈퍼앱)에 우리투자증권 MTS 기능이 추가된 점은 향후 성장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우리금융의 슈퍼앱은 지난해 11월에 출시됐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우리투자증권의 앱과의 연계가 미뤄지다 지난 6월 이뤄졌다. 다른 금융지주도 모두 슈퍼앱에 증권 계열사의 주식 거래 기능을 포함시킨 상태다.
우리금융은 슈퍼앱에서 우리투자증권의 주식 거래 기능이 포함되면 우리투자증권의 고객 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우리금융 슈퍼앱의 올해 1분기 기준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851만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들을 우리투자증권 MTS 고객으로 끌어들이면 위탁매매 사업도 커질 수 있다. 토스증권이 최근 급성장한 이유가 바로 모기업인 토스의 앱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토스는 MAU가 2400만명을 넘어서는 국내 최대 금융 플랫폼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토스증권은 젊은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해서 급성장했지만 우리투자증권은 이러한 전략을 시행할 수 있을진 의문"이라며 "하지만 우리금융 고객 자체가 많기에 시간이 지나면 결국 우리투자증권의 소매 고객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