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명 중 8명 강남3구+용산구에 아파트 보유
경매·6억원 이상 대출 활용·상속 등 보유 방법 제각각
배경훈 후보자, 지난달 ‘픽’한 단지는 반포리체···한강뷰 아닌 자녀 학원가 접근성 고려한 듯

(왼쪽부터)구윤철, 정동영, 강선우, 배경훈, 김정관, 한성숙 장관 후보자. / 사진=업계 취합
(왼쪽부터)구윤철, 정동영, 강선우, 배경훈, 김정관, 한성숙 장관 후보자. / 사진=업계 취합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이재명 정부 1기 내각 장관 후보자들을 검증하는 국회 인사청문회가 시작되면서 이들의 재산 및 보유 내역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보자의 절반이 현재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이자 올해 9월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강남3구+용산구 내 고가의 똘똘한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14일 각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 및 공직자윤리위원회의 2025년 국회의원 정기재산변동사항 등에 따르면, 장관 후보자 16명 중 8명이 규제지역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강남구 내 주택 보유자는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 총 세 명이다.

구윤철 후보자는 2024년 1월 입주한 입주 2년차 신축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 아이파크 전용 면적 112㎡를 배우자 명의로 보유 중이다. 당초 배우자 민 씨는 해당 아파트가 재건축 되기 전 아파트인 개포주공1단지를 2013년 8억9100만원에 낙찰받았다. 이후 단지는 재건축 과정을 거치며 최고 35층 높이, 6600여세대 신축 단지가 됐다. 현재 네이버 부동산에 해당 평형이 시장에 나온 가격은 55억원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차익만 45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후보자는 도곡동 도곡한신 전용 116㎡를 보유 중이다. 해당 단지가 위치한 도곡1동은 구축 아파트 밀집 지역으로 강남에서는 다소 외진 것으로 평가받는데다 421세대의 소규모 단지로 현재 시장 가치는 강남 내에선 낮은 것으로 인식된다. 다만 최근 인근에 위치한 도곡 대림아파트와 통합재건축에 나선 상태로, 대단지 신축이 되면서 재건축 후 가치는 훨씬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단지는 올해 정비구역으로 지정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선우 후보자는 배우자 변 씨가 상속받은 은마아파트 지분 35%를 보유 중이라고 신고했다. 은마아파트는 강남에서도 부동산 가치가 높은 재건축 1번지로 꼽힌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지상 최고 49층, 5962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1990년대부터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주민 갈등이 커지면서 재건축이 답보상태에 머물렀고, 2023년 우여곡절 끝에 조합이 설립되며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배우자는 공동 상속인 중 최대 지분(35%)을 보유했기 때문에 세법상 1주택자로 간주되는데,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동안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주택임차차입금 원리금상환액 소득공제를 매년 400만원씩 총 1200만원을 연말정산에서 공제받으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서초구에 주택을 보유한 이는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한 명이다. 배 후보자는 올해 3월 반포동 반포리체 전용 106㎡를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41억5000만원에 계약 후 지난달 잔금까지 치렀다. 등기부등본상 채권최고액이 8억2500만원이 설정된 점에 미루어보아 매입 과정에서 이재명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직전 대출을 7억원 가량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당 주택에 거주하기 전에도 동일단지의 전용 59㎡ 아파트를 2015년 매수해 10년간 거주한 점, 최근 주택시장의 급등세를 주도해 온 반포동 내 한강변 단지가 아닌 반포동 학원가 인접 단지인 점에 미루어보아 실거주 목적의 매수인 것으로 해석된다.

송파구에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후보자와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후보자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헬리오시티가 재건축되기 전인 2005년 7월 가락시영아파트를 5억1000만원에 구입했다. 이후 전용 59㎡ 입주권을 보유하다가 2023년 15억원에 매각 후 다시 동일 단지 내 대형평형을 대출 없이 매수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후보자도 송파구 잠실동의 아파트를 보유 중이다.

조현 외교부장관 후보자는 용산구와 인연이 깊다. 조 후보자의 배우자 이 씨는 지인들과 공동 명의로 2003년 보광동 골목길 도로 가운데 지분 90㎡를 샀다가 이후 한남뉴타운 3구역으로 지정되기 5개월 전인 2020년 11억원에 매도했다. 도로부지는 일정 규모가 넘으면 재개발 후 새 아파트 1채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될 뿐만 아니라, 주택수에도 포함되지 않아 고수들이 발 들이는 투자처로 꼽힌다.

이밖에도 용산구 이촌동 한강변 1열에 위치한 아파트에 거주 중이고, 조 후보자의 아들은 2019년 10월 바로 옆 단지인 이촌동 타워맨션 전용 202㎡을 매수했다. 일각에서 아빠찬스를 통한 갭투자 의혹이 제기됐으나 조 후보자는 외조모에게서 증여받은 금액과 자신의 금전대여를 통해 매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정은경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도 용산구 후암동 브라운스톤 남산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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