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체크카드 발급 건수 6298만4000장
2023년부터 증가세 이어져
해외여행 특화카드 경쟁 활발···체크카드 시장 성장 이어져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해마다 감소세를 보이던 체크카드 발급 건수가 최근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카드사들이 앞다퉈 해외여행 특화 체크카드를 내놓으면서 카드소비자들의 발급이 늘어남에 따라 체크카드 인기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2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카드)의 체크카드 발급 수는 6298만4000장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6152만5000장) 대비 145만9000장 늘어난 규모다. 이용금액 역시 같은 기간 26조7849억원에서 26조8406억원으로 6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2022년까지만 해도 체크카드 발급 건수는 해마다 감소세를 이어온 바 있다. 지난 2019년 말 6603만6000장이었던 체크카드 발급 수는 ▲2020년 6574만9000장 ▲2021년 6265만4000장 ▲2022년 6127만6000장 등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다 2023년 말 6129만7000장으로 소폭 반등한 이후 2024년 말에는 6288만1000장으로 늘어나며 6200만장대를 회복했다. 올해 1분기에도 발급건수가 6300만장에 육박하며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카드업계의 체크카드 발급이 늘어난 배경에는 해외여행 특화 상품인 ‘트래블카드’ 경쟁이 치열해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업계 내 트래블카드 선발 주자인 하나카드는 지난 2022년 7월 해외여행 특화 체크카드인 ‘트래블로그’를 출시했다. 실제로 체크카드 발급 수가 2023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선 점은 트래블카드가 업계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기와 궤를 같이한다.
이후 신한·KB국민·우리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도 잇달아 트래블카드를 선보이며 시장 경쟁에 가세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2월 ‘신한 SOL 트래블 체크카드’를 선보였으며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발급 100만장을 기록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 말에는 150만장을 넘어섰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4월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내놨으며 출시 4일 만에 10만장을 돌파했다. 우리카드도 같은 해 6월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하며 트래블카드 경쟁에 합류했다.
트래블카드 경쟁이 활발해지면서 여행 관련 혜택을 강화한 체크카드 출시가 이어졌고, 이에 따라 카드 소비자들의 발급 수요도 함께 증가했다. 이러한 흐름이 체크카드 전반의 발급 건수와 이용금액 증가로 연결된 것으로 분석된다.
트래블카드 경쟁은 현재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트래블카드 시장을 선점한 하나카드는 지난 2일 서비스를 새롭게 개편했다. 개편된 하나머니 홈 화면에서는 원화 하나머니는 상단에 고정돼 잔액을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외화 하나머니는 보유한 모든 통화를 롤링 방식으로 자동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외화 잔액을 모두 펼쳐서 한 번에 볼 수도 있다.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 환전액은 지난 5월 4조원을 돌파했다. 출시 18개월 만인 2023년 12월 처음으로 환전액 1조원을 돌파한 이후 약 16개월 만에 4배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 트래블로그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700만명으로 하나카드는 연내 1000만 회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일본 여행 특화 상품인 ‘신한카드 SOL트래블J 체크’를 출시하며 트래블카드 라인업을 강화했다. 해당 카드는 ‘신한 SOL 트래블 체크카드’의 해외 특화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일본 여행 서비스를 추가로 담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트래블카드를 중심으로 한 여행 특화 체크카드 출시가 활발해지면서 관련 혜택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의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추세”라며 “체크카드 전반의 발급 증가세는 이 같은 소비 트렌드 변화와 맞물려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