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구성·휴대성 여전히 취약하단 지적
하드웨어 완성도 높여 소비자 신뢰 쌓아야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가 내달 폴더블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고심이 깊을 것으로 사료된다. 최근 들어 폴더블폰 이탈 고객이 늘고 있단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한국IDC는 올 1분기 국내 스마트폰 출하량 통계를 발표하면서, 최근 폴더블 폼팩터의 매력도가 낮아지며 일부 폴더블 수요가 같은 플래그십 제품군의 갤럭시S25 시리즈로 옮겨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새로운 컨셉의 제품을 내놨을 때 충성고객 비율을 높게 가져가는 것은 차기작을 출시할 수 있는 원동력이자, 해당 브랜드를 오래 끌고 갈 수 있는 중요한 전략이 된다. 처음 제품을 봤을 땐 신기해서라도 한번씩 구매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이후 다시 구매할 것인지는 제품의 완성도에 따라 결정된다.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써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여기서 나온다.

폴더블 이탈 추세에 대한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크게 내구성과 휴대성 두가지로 압축된다. 이 두가지는 사실 저렴한 중국산 스마트폰을 두고 굳이 높은 가격대의 프리미엄브랜드를 선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매년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폴더블 폼팩터의 내구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반 바(bar)형 스마트폰 대비 외부 충격에 취약하단 단점이 있다. 폼팩터 자체가 디스플레이를 접을 수 있는 구조다 보니 화면 안쪽 작은 알갱이나 이물질이 있는 채로 접기라도 하면 액정에 금이 가기 쉽고, 힌지 또한 외부로 노출돼 있어 찍힘과 스크래치에 취약하다.

삼성폰 사후서비스(AS)를 맡는 삼성전자서비스센터는 폴더블폰 힌지와 디스플레이에 찍힘이나 스크래치 자국이 있을 시 고객 과실로 간주해 소비자들에게 유상 수리를 요구하고 있다. 3년째 폴더블폰을 사용 중인 기자도 삼성전자서비스센터 엔지니어로부터 “폴더블폰은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구조다 보니 소비자가 조심히 다뤄야 한다”고 주의를 받은 바 있다.

여전히 무겁고 두껍다는 점도 폴더블폰의 큰 단점으로 지목된다. 플립 모델의 경우 화면을 위아래로 접을 수 있는 클램셸(Clamshell, 조개껍데기) 타입으로, 접었을 때 컴팩트한 이미지 때문에 젊은층 사용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실사용에선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 두께감 때문에 바지 주머니에 넣거나 손에 쥐고 다닐 때 오히려 더 불편하단 후기들이 많았다. 무게 또한 플립6 기준 187g으로 갤럭시S25 일반 모델(162g)보다 무겁다. 양옆으로 접고 펴는 북(Book, 책) 타입의 폴드6 또한 239g으로, 갤럭시S25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218g)와 견주어 더 나간다.

아울러, 폴더블폰의 커버 디스플레이 기능이 제조사에서 기대한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접는 폰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플립 모델의 커버 스크린을 넓혀가며 여러 기능들을 추가하고 있지만, 화면을 펼친 상태가 익숙한 소비자들에겐 활용도가 그리 높지 않단 지적이 나온다. 사실상 접은 상태에서 시계를 볼 때 나오는 커버 화면을 예쁘게 꾸밀 수 있는 정도다.

삼성전자는 내달 출시 예정인 갤럭시Z폴드7을 역대 폴드 모델 중 가장 얇고 가벼운 제품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IT전문매체 폰아레나에 따르면 폴드7의 두께는 접었을 때 9mm, 펼쳤을 때 4.5mm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폴드6의 경우 접었을 때와 펼쳤을 때 각각 12.1mm, 5.6mm에 달했다.

플립의 경우 가격이 저렴한 보급형 모델을 라인업에 추가해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겠단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업계 최초 폴더블폰을 선보이며, 새로운 폼팩터 시장의 개화를 이끌었다. 이는 플래그십폰 최대 경쟁사인 애플 아이폰 시리즈에 대응해 하드웨어적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기도 하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폴더블폰 이탈 비율이 늘어난다면 향후 플래그십폰 시장 경쟁에서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올해는 7번째 폴더블폰 시리즈를 내놓는다. 그 사이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의 맹추격이 시작됐으며, 애플 또한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이미 수차례 시행착오를 겪어온 삼성전자가 하드웨어 완성도 측면에선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압도적인 폴더블폰 강자 지위를 지키기 위해선 소비자들에게 신뢰 있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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