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뷰 광산 화재 여파에 회생금융 불참
ESG·사업성 '이중 부담'
자원개발 전략 선별적 재편 신호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포스코홀딩스가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에서 추진하던 원료탄(코크스) 사업에 대해 추가 투자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발생한 대형 광산 화재로 사업성이 크게 악화된 데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원칙과의 충돌 우려가 맞물린 결과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진행한 원료탄 사업의 구조조정 계획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합작법인 NCR(North Central Resources)을 통해 운영됐다. 포스코홀딩스는 캐나다 자회사를 통해 약 22%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핵심 사업지인 롱뷰 광산은 지난해 7월 발생한 대형 화재로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운영사 센추리 마이닝은 같은 해 11월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이달 13일 미국 법원은 회생계획안을 최종 승인했다.
하지만 포스코홀딩스는 복구 투자가 막대한 데다, ESG 측면의 부담도 커졌다고 판단해 회생금융(DIP)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NCR 사업에서 추가 투자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이지 철수 결정은 아니다”라며 “지분 구조와 사업 운영 환경 변화를 고려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참여 수준을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해당 프로젝트와 관련해 2202억원 규모의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공급망 내재화라는 전략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화재로 인한 생산 차질과 복구비용 부담, ESG 리스크가 맞물리며 사업성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결정은 포스코가 그간 추진해온 해외 자원개발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철강 원료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미국·캐나다·호주 등에 걸쳐 광산 투자를 확대해왔다. 환경 변수와 지질 리스크, 자금 회수 불확실성이 겹친 원료탄 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선별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센추리 마이닝은 구조조정 이후 새로운 투자자 유치 또는 경영주체 변경을 통해 사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하지만 포스코가 재건 과정에 다시 관여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