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입찰 참여 관측에 업계 관심···동국제약, 불참 밝혀
동국, 헬스케어 사업 박차···화장품·생활용품 시너지 예상
두 업체 상표권 분쟁 인연···업계 “동국 M&A 검토 지속”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애경산업 인수 입찰에 참여한다는 설로 최근 동국제약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동국제약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은 19일 시행으로 알려진 애경산업 M&A 예비입찰 참여를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매각 대상은 AK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애경산업 지분 63.38%로 알려졌다. 애경산업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AK홀딩스 45.08%, 애경자산관리 18.05%, 그리고 계열회사 등기임원과 등기임원 등 개인을 포함,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63.38%로 확인된다.
동국제약 동향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동국은 최근 수개월 동안 애경산업 인수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파악된다. 단, 동국제약은 애경산업 M&A 예비입찰 참여 관측에 대해 “사실무근” 입장을 강조했다.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동국제약이 애경산업 입찰 참여 여부를 검토한 것은 화장품을 포함한 헬스케어 사업부문 매출에 박차를 가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증권가는 지난해 동국 헬스케어 사업 매출이 2000억원을 넘었으며 올해 성장률을 20% 안팎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우선 화장품의 경우 2015년 4월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 출범과 함께 출시했던 ‘마데카 크림’이 올해 발매 10주년을 맞은 것을 계기로 매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마데카 크림은 출시 후 지난해 12월까지 누적 판매량 6800만개를 기록한 제품이다. 애경산업은 기초 및 색조 화장품을 주축으로 한 화장품 라인업이 전체 매출 30% 가량을 점유하는 등 강점을 보여왔다. 구체적으로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에센스파운데이션’이라는 신규 카테고리를 개척했으며 화장품 연구소와 디자인센터, 생산공장 및 물류센터를 확보한 점이 동국제약 검토를 유발했다는 분석이다.
동국제약이 지난해 인수한 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 업체 리봄화장품이 탈모증상완화 샴푸 등 기능성 화장품 개발과 판매에 주력하고 34개 해외 거래처를 보유한 수출전문 업체라는 점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리봄화장품은 올 1분기 매출 74억원과 순이익 8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화장품 외에도 뷰티사업과 생활건강, 건강식품 등 동국제약 헬스케어에 속한 사업이 애경산업 인수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됐던 상황으로 파악된다. 애경산업 역시 샴푸와 치약, 세탁/주방세제, 개인위생용품 등 생활용품 사업을 진행하는데 회사 매출 70%를 차지한다는 분석이다. 동국제약은 지난해 미용기기 전문업체 ‘위드닉스’도 인수한 바 있다.
애경산업 매출도 현실적 주요 요소로 파악된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개별재무제표 기준 6552억원 매출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8122억원을 달성한 동국제약이 인수에 성공할 경우 즉각 1조원 기업으로 탈바꿈이 가능했다는 전망이다. 공교롭게 동국제약과 애경산업은 최근 수년간 상표권 분쟁을 진행했던 사이여서 눈길을 끌고 있다. 동국제약이 2022년 11월 자사 상표권인 ‘마데카’를 애경산업이 사용했다며 상표권 침해 관련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소송은 특허심판원이 2024년 4월 청구성립 판결을 내리며 동국제약 승소로 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애경산업 입찰 참여설에 동국제약이 부인하는 상황과 관련, 업계는 동국의 M&A 검토가 향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동국제약은 지난해 위드닉스와 리봄화장품 인수에 각각 22억원, 307억원을 투자했다”라며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탈바꿈하려는 움직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불황이라고 호소하는 최근 동국제약 자금력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며 “1조 클럽 가입을 앞당기기 위해서라도 M&A 검토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