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 중심
최대 10억원 시세차익 기대
고가점자 중심 청약 경쟁 예고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올해 여름 서울 분양시장이 비수기라는 통념을 깨고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잠실·성동·서초 등 핵심 지역에서 이른바 ‘로또 분양’으로 불리는 단지들이 잇따라 출격을 앞두면서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만큼 시세보다 수억원 저렴한 분양가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고가점 실수요자들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부터 9월까지 서울에서 공급 예정인 아파트는 6530가구다. 3개월(4115가구) 전 대비 27%가량 늘어난 물량이다. 이 중 일반분양은 1000가구 안팎으로 전체 공급물량의 15% 수준에 불과하다.

공급 물량이 늘어난 건 그간 정국 불안으로 미뤄졌던 분양 일정이 정치권 안정세와 맞물리며 재개됐기 때문이다. 통상 휴가철이 겹치는 여름은 분양 비수기로 여겨지지만, 올해는 오히려 공급이 몰리는 이례적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 그래픽=시사저널e
/ 그래픽=시사저널e

대표적인 분양 단지는 송파구 ‘잠실르엘’이다. 잠실르엘은 미성·크로바 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다. 최고 35층, 13개 동, 1865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219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분상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3.3㎡당 6000만원 안팎에서 가격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용 74㎡ 기준 분양가는 약 20억원으로 추정된다. 인근 ‘잠실래미안아이파크’ 동일 면적 입주권이 지난 3월 25억4000만원에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5억원 이상 저렴한 금액이다.

성동구 성수동에선 다음 달 ‘오티에르 포레’가 청약시장에 나온다. 오티에르 포레는 성수장미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로 287가구 중 88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된다.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25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인근 ‘서울숲아이파크리버포레1차’ 동일 면적이 올해 5월 34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신축 희소성이 큰 지역 특성상 10억 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이 기대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초구 서초동에선 ‘아드로드 서초’가 오는 8월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신동아아파트를 재건축한 이 단지는 1161가구 규모로 일반분양은 56가구에 불과하다. 분상제 적용 대상으로 분양가는 3.3㎡당 7000만원대가 거론된다. 강남권 대단지이자 서초구 내 신축이라는 점에서 청약 열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엔 추가 분양 단지도 여럿 대기 중이다. 반포3주구(래미안 트리니원), 방배13구역(방배포레스트자이), 노량진2·6·8구역 등은 하반기 분양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공급 가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들 단지의 출격 시점과 분양가 수준은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이번 여름 분양시장이 실수요자에게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분양 물량은 늘었지만 일반분양 비중은 여전히 제한적인 만큼 고가점 통장을 가진 수요자에게 유리한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여름에 나오는 서울 핵심 단지들은 가격 메리트가 확실한 만큼실수요자들이 그동안 쌓아온 청약 전략을 실행에 옮길 타이밍”이라며 “특히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들은 사실상 마지막 ‘로또급’ 물량일 수 있어 점수와 조건이 되는 사람들은 이번이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