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코닉테라퓨틱스 자큐보 출시 후 흑자 기조
포스트 자큐보 개발, 후속 파이프라인 투자↑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지난해 10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을 출시한 후 수익성 제고가 이뤄지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자큐보의 성공을 이을 차세대 신약 개발에 힘을 실으며, 항암 분야에서 중장기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올해 흑자전환을 기반으로 포스트 자큐보 확보에 주력하며 이중표적 항암 신약 ‘네수파립’ 개발을 고도화하고 있다. 췌장암, 자궁내막암, 위암 등 다양한 적응증 치료제로 개발해 시장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 신약 연구개발 현황./ 표=정승아 디자이너
온코닉테라퓨틱스 신약 연구개발 현황./ 표=정승아 디자이너

자큐보와 네수파립은 외부에서 도입한 물질이 아닌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기초 연구부터 자체 개발한 물질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제일약품이 2020년 5월 100% 출자해 설립한 신약 개발 전문 자회사다. 

지난해 10월 국내 출시된 자큐보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허가를 받은 신약이다. 2023년 중화권, 지난해 인도와 남미 19개국 등으로 기술이전 계약을 완료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 실적 추이./ 표=정승아 디자이너
온코닉테라퓨틱스 실적 추이./ 표=정승아 디자이너

자큐보의 국내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수익성도 대폭 강화됐다. 지난해 온코닉테라퓨틱스의 매출은 149억원으로, 자큐보 출시 첫 분기인 올해 1분기에만 9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온기 매출의 약 61% 달하는 수치다.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해 영업손실은 48억원, 순손실 81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 16억원, 순이익 19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실적이 자큐보 단일 품목에 의존되고 있다는 점은 약점으로 언급된다. 2023년부터 온코닉테라퓨틱스 실적은 자큐보 기술이전과 제품 판매 매출로만 구성되고 있다.

이에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신약 품목을 다각화하고 자큐보 적응증을 확장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자큐보의 소화기 질환에 대한 적응증을 넓히고, 제형 변경을 통해 점유율 강화를 준비 중이다. 네수파립에 대해서는 각종 고형암 임상시험을 전개하면서 효능과 안전성을 살피고 있다.  

먼저 자큐보 적응증 다각화 임상시험 중 위궤양 대상으로는 식약처 품목 허가 절차가 이뤄지고 있다. NSAIDs 유발 소화성 궤양 예방에 대한 국내 3상도 진행되고 있다.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타깃으로는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다. 

네수파립 임상시험은 췌장암 대상의 국내 1b·2상, 자궁내막암 타깃의 연구자주도 국내 임상 2상, 유방암·위암·난소암 국내 2상 등이 진행되고 있다. 고형암 말기 암 환자 대상으로 진행됐던 임상 1상 대상자 중 5명의 고악성 난소암 환자에서 ORR(객관적 반응률) 80%, DCR(질병통제율) 100%를 보인 바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 측은 자큐보를 후속 파이프라인으로 선정하게 된 배경에 대해 “네수파립은 특정 암종 타겟진을 저해하는 기전이 아니라 다양한 암종에 적용 가능해 확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자큐보 제품 판매와 기술이전 성과로 본격적인 수익 궤도에 오르면서, 이중표적 항암제 네수파립 개발에 투입할 현금 여력도 풍부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큐보의 판매 매출을 비롯해 기술이전 계약 건들의 추가 마일스톤 수령에 따른 자금 유입이 이뤄지면서다. 

지난 2023년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중국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과 자큐보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임상 허가와 상업화에 따라 계약 당시 수취한 선급금 외에도 추가 마일스톤이 예정돼 있다. 이 일환으로 지난 2월에는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으로부터 44억원에 달하는 단계별 기술료를 수령했다. 또 양산 기술(CMC) 이전 작업 완료 후 22억원의 추가 마일스톤이 수출 매출로 잡혔다. 

이 같은 자큐보 수익성 제고는 네수파립에 대한 투자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온코닉테라퓨틱스에 따르면  네수파립의 적응증 별로 임상 2상을 앞두고 연구개발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자큐보 수익으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네수파립 기술이전은 국내 임상 2상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추진할 계획이다.  이달에는 셀트리온 항암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성분명 베바시주맙)’와의 병용요법에 대한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 관계자는 “네수파립 수익화 전략에 대해서는 자큐보와 마찬가지로 자체 상용화와 기술이전 두 가지 방법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며 “올해부터 자큐보 매출 확대로 흑자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네수파립 연구비 집행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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