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펀드 투자 시작···트레이딩 사업 강화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대출자산 성장 '한계'
WM 사업도 계획···"2차 베이비부머 세대 타겟"

/사진=토스뱅크
/사진=토스뱅크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토스뱅크가 올해 투자자산 범위를 확대해 트레이딩 사업을 강화하는 등 비이자이익을 늘리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올해 강화된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토스뱅크는 인터넷은행이란 한계를 딛고 자산관리(WM) 사업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금융감독원에 증권투자 및 대차거래를 겸영 업무로 신고하고 관련 준비에 나섰다. 은행이 운용하는 금융자산의 범위를 넓히기 위한 것이다. 기존엔 수익증권(펀드) 가운데선 국공채형 머니마켓펀드(MMF)에 투자하는 것에 그쳤지만 이제 일반 펀드로 범위를 확장하겠단 것이다. 수익률이 높은 펀드에 투자해 비이자이익을 늘리려는 전략이다.   

토스뱅크는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에 비이자 사업은 아직 부진하다. 올해 1분기에 거둔 비이자이익은 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 감소했다. 주식, 채권, 수익증권 등을 매매하는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이 아직 많지 않기 때문이다. 또 자산관리(WM) 사업을 하지 않고 있기에 수수료 부문에서 계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트레이딩 사업을 확대할 계획을 세운 것이다. 

토스뱅크는 올해 이자이익 확대를 통해 전체 실적을 늘리긴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규제로 핵심 사업인 가계대출을 마음대로 확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 토스뱅크는 가계대출 성장률이 5.3% 이하가 되도록 관리해야 한다. 지난해 23%를 기록한 것 대비 성장률이 4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하는 것이다.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하는 방법이 있지만 이 역시도 쉽지 않다. 토스뱅크의 자산건전성 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다른 대출보다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건전성 수준이 낮으면 그만큼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릴 여력이 없다. 올 3월 말 기준 토스뱅크의 연체율은 1.26%로 지난해 말 대비 0.07%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5개 지방은행(경남·광주·부산·전북·제주은행)의 평균 연체율 1.14%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수신 규모가 여신액보다 계속 많은 점도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올해 3월 말 기준 토스뱅크의 원화예수금 잔액은 27조991억원, 원화대출금은 14조626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수신이 여신 대비 12조원 넘게 많은 것이다. 올해 대출성장률이 작년 대비 낮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이러한 여수신 격차는 더 커질 확률이 높다. 

토스뱅크가 다른 인터넷은행보다 자금 운용에 더 신경 쓰는 이유다. 지난해 말 토스뱅크가 보유한 채권 규모는 약 9조원 정도로 덩치가 두 배 더 큰 카카오뱅크와 비슷하다. 특히 토스뱅크는 보통 금리가 0%에 가까운 수시입출식 예금 상품에도 연 1.5%를 제공하고 있기에 이자부담이 크다. 수익률이 낮은 곳에 투자하면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이미 경쟁사인 카카오뱅크는 올해 트레이딩 사업을 강화해 비이자이익을 크게 늘렸다. 올 3월 말 카카오뱅크의 투자금융자산 규모는 약 21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조원 가까이 확대됐다. 그 결과 운용이익도 16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급증했다. 

토스뱅크는 WM 사업도 시작하겠단 계획도 세웠다. 토스뱅크는 인터넷은행이란 특성 탓에 WM 사업을 하기엔 여러 제약이 많다. 고객에게 투자자문과 운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WM은 대면 영업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스뱅크는 은퇴로 인해 금융 수요가 다른 세대보다 큰 2차 베이비부머 세대를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WM 사업을 시작하겠단 계획이다. 지난 4월 토스뱅크는 간담회를 통해 ‘액티브 시니어’ 전담 조직을 만들고 WM과 함께 헬스케어, 라이프케어 서비스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도 이제 비이자이익을 늘려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더불어 카카오뱅크가 시도하고 있듯이 해외진출도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자료=토스뱅크,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자료=토스뱅크,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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