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브랜드 ‘써밋’ 강남 첫 적용···개포5단지 이어 ‘써밋 타운’ 완성 노려
도시정비 수주 부진 돌파구로 낙점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대우건설이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우성7차 재건축 시공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비사업 수주 부진을 만회할 핵심 사업으로 낙점한 가운데, 김보현 사장이 직접 입찰 과정을 진두지휘하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개포우성7차는 강남구 개포택지개발지구 내 마지막 대형 재건축 단지 중 하나다. 조합은 이달 19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다. 일반경쟁입찰로 진행하며 컨소시엄 구성을 하지 못하도록 명시했다. 입찰에 참여를 원하는 건설사는 입찰 마감 전까지 현금 150억원, 이행보증증권 150억원을 합쳐 입찰보증금 300억원을 납부해야 한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는 오는 8월 23일 열린다.
개포우성7차는 1987년 준공된 802가구 규모 단지다. 이번 재건축을 통해 지하 5층~지상 35층, 1122가구의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는 6778억원(3.3㎡당 880만원)이다. 단지는 서울 지하철 3호선 대청역과 수인분당선 대모산입구역 사이에 위치한 더블역세권 입지다. 일원초·영희초·중동중·고 등 강남 8학군이 인근에 몰려 있고 인근에 디에이치자이개포와 래미안개포루체하임 등 재건축을 완료한 신축 아파트 단지들이 밀집해 있어 주거 선호도가 높다는 평가다.
수주에 가장 적극적인 건설사는 대우건설이다. 김보현 사장이 직접 입찰 과정을 챙기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리뉴얼된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SUMMIT)을 개포우성7차에 최초로 적용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는 사업인 만큼 최고의 주거 명작을 선보이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개포우성7차 수주를 통해 개포 일대에 ‘써밋 타운’을 완성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지난해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 수주에 성공한 데 이어 이번 7차까지 확보하면 총 2400여가구 규모 써밋 벨트를 구축하게 된다. 이번 입찰을 위해 대우건설은 개포우성4차에서 철수하고 7차 사업에 ‘올인’한 상태다. 입찰보증금 300억원도 납부하며 본입찰 참여를 확정 지었다. 조합과는 오랜 기간 교감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개포우성7차 설계에는 프랑스 출신 세계적 건축가 장 미셸 빌모트가 참여한다. 장 미셸 빌모트는 루브르박물관, 도하 이슬람박물관, 인천국제공항 등 국내외 주요 랜드마크 프로젝트를 수행한 인물이다. 대우건설은 고급 외관과 예술성 높은 단지 설계를 통해 차별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 수주를 위해 조합원들이 선호하는 설계, 마감, 조경 등에서 세밀하게 오랜 시간 준비했다”며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최고의 사업 조건을 제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을 통해 최근 부진했던 도시정비사업 실적도 회복하겠다는 복안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수주 실적은 지난달 따낸 경기 군포1구역 재개발 사업(2981억원)이 유일하다. 지난해 연간 수주액이 3조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서울 강남권에서 상징성과 사업성을 모두 갖춘 개포우성7차를 수주 전환점으로 삼아 하반기 실적 반등의 계기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경쟁사로는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이 거론된다. 삼성물산은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래미안’ 브랜드를 앞세워 수주전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글로벌 설계사 아르카디스와 협업을 추진 중이다. 롯데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앞세워 개포권 첫 입성을 노리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개포우성7차는 입지·학군·규모 측면에서 강남권 내 손꼽히는 정비사업지”라며 “브랜드 파워뿐 아니라 조합 맞춤형 제안이 수주 경쟁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