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가상자산 거물 간 갈등으로 투자심리 위축
미 실업자 증가도 시세에 부정적 영향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대표적인 친(親)가상자산 인물로 꼽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간 관계가 파국에 이르면서 비트코인이 크게 하락했다.
6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30분 비트코인은 10만3331달러(약 1억4042만원)로 24시간 전과 비교해 1.27% 하락했다. 지난달 22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11만1900달러와 비교하면 10% 가까이 급락했다. 두 인물 간 갈등이 불거진 직후인 이날 오전 6시엔 10만516달러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와의 갈등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것으로 분석된다. 두 친(親)가상자산 거물간 정면충돌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진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가 자신의 감세 등 국정 어젠다를 반영한 법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데 대해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머스크도 자신이 보유한 소셜미디어(SNS) 엑스에 보수성향 정치평론가의 '트럼프는 탄핵돼야 한다'는 게시글을 게시하면서 "예스"라고 적는 등 비난했다.
두 인물의 갈등으로 인해 트럼프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에 이뤄진 전화통화 소식도 힘을 쓰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방금 시 주석과 최근에 체결하고 합의한 무역 협정의 세부 사항을 논의하는 매우 좋은 통화를 마쳤다"고 말했다. 중국 신화통신도 "시 주석이 5일 저녁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했다"고 보도했다.
더불어 미 고용시장이 얼어붙고 있단 우려가 나온 점도 비트코인 시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5월 25∼3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4만7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8천건 증가했다고 밝혔다. 청구 건수는 지난해 10월 첫째 주간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많았으며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3만6000건)도 웃돌았다.
앞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각) 공개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최근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한층 고조됐으며 이에 따라 향후 금리 조정에 있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연준은 특히 관세정책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이 동시에 상승할 리스크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번 실업수당 청구 건수 급증은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것이란 해석이 많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수준도 올라간 것으로 나온다면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예상하기엔 더욱 어려워진다. 이번 비트코인 하락도 이러한 불안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