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서 21년간 북미 비즈니스 이끈 인재 영입
미주법인 파운드리 총괄 부사장 임명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 사업부문이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TSMC 출신 임원을 영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파운드리 시장에서 신규 수주계약 확대 등 현지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내기 위해 TSMC 출신 임원을 선발한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마거릿 한 전 NXP반도체 글로벌 구매·조달 부문 부사장은 올해 3월부터 삼성전자 미주법인(DSA)의 미국 파운드리 총괄 부사장급 임원으로 근무 중이다.
한 부사장은 국립대만대를 졸업한 후 2021년까지 21년간 TSMC에서 근무하며 영업과 마케팅, 사업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한 인물이다. TSMC의 북미 비즈니스와 고객사 대응을 주도한 파운드리 전문가로 유명하다.
TSMC에서 퇴사한 이후에는 인텔과 NXP반도체 등을 거쳐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인텔에서는 파운드리 부문의 글로벌 외부 생산 소싱 및 공급망 관리를 담당하는 수석이사로, NXP반도체에서는 글로벌 조달 부문 부사장을 역임했다.
한 부사장의 영입은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고객사와 접점을 늘리고, 글로벌 수주역량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은 미국에 집중돼있다. 특히 엔비디아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있어 현지 공략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시장확대를 위해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달러(약 23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거점을 짓고 있다. 이 곳에서 생산될 물량을 소진하기 위해서는 엔비디아나 테슬라, 아마존 등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지난해말 조직개편에서 ‘북미 영업통’으로 유명한 한진만 사장을 파운드리사업부장에 앉혔다. 파운드리는 팹리스의 주문을 받아 칩을 만드는 수주형 사업이다. 빅테크 기업 등 많은 고객사를 확보하는 영업력과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력이 동시에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다. 한 부사장의 영입도 고객사 추가 확보를 위한 발판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임원 교육에서 글로벌 인재 영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 회장은 “국적 및 성별을 불문하고 경영진보다 더 뛰어난 인재가 있다면 영입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수시 인사로 우수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