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순익 187억 '최대'···NIM 상승 덕분
개인사업자 대출은 4%↓···7개 분기 연속 줄어
연체율 급등이 원인···'시장 영향력 약해질 우려'

/ 사진=토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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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토스뱅크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고속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사업자 대출이 감소하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란 지적이 나온다. 최근 인터넷은행들이 개인사업자 대출을 대거 늘리고 있기에 이대로라면 시장 영향력 자체가 약해질 것이란 설명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의 올 1분기 순익은 1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6.2% 급증했다. 지난 2021년 10월 출범한 이래 분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순익을 올렸다. 케이뱅크보다도 26억원 더 많은 규모다. 은행이 보통 가장 많은 순익을 거두는 1분기에 이 같은 성적을 거둔  만큼 올해 전체 실적도 처음으로 케이뱅크를 넘을 가능성이 있다. 

이자자산에 대한 수익성(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된 것이 호실적의 핵심 요인이다. 1분기 NIM은  2.60%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11%포인트 올랐다. 시중금리가 내려가고 있는 탓에 다른 은행들은 NIM이 하락한 상황에서 거둔 성적이다. 예금과 대출의 평균 금리의 차이(예대마진)는 좁혀졌지만 채권, 환매조건부채권(RP) 매수 등 투자자산에서 발생한 이자수익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그 결과 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 급증했다. 

실적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자본비율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3월 말 기준 토스뱅크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4.77%로 전년 동기 대비 1.08%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2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상승세다. 이 역시도 케이뱅크(13.24%)보다 1.53%포인트 더 높았다. 보통주자본비율은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 지표 중 하나로, 은행의 자본건전성을 측정한다. 이 지표가 높으면 그만큼 영업을 더 공격적으로 할 수 있다.   

/ 자료=각 사,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자료=각 사,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하지만 개인사업자 대출이 줄어드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1분기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조4518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약 4%(590)억원 감소했다. 대출 잔액이 줄었다는 것은 신규 대출이 만기 상환된 대출 규모보다 적었단 뜻이다. 토스뱅크는 지난 2023년 1조8196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7개 분기 연속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줄이고 있다.   

토스뱅크가 개인사업자 대출을 줄인 이유는 자산건전성 관리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 3월 말 기준 토스뱅크의 연체율은 1.26%로 지난해 말 대비 0.07%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5개 지방은행(경남·광주·부산·전북·제주은행)의 평균 연체율 1.14%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토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대부분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로 이뤄져있다. 이에 보유한 대출이 부실에 빠지면 그만큼 손실 규모도 커진다. 이는 비용항목인 대손충당금 증가로 이어져 손익에 악영향을 준다. 

문제는 개인사업자 대출을 많이 늘리지 못하면 대출자산 성장률이 꺾일 수 있단 점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가계대출을 올해 5.3% 이하로 성장하도록 관리해야 한다. 지난해 23%를 기록한 것 대비 성장률이 4분의 1로 하락하는 것이다. 개인사업자 대출로 만회하지 않으면 가계대출 규제 충격을 크게 입는 셈이다. 

나머지 인터넷은행들이 올해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하려는 이유다.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조2559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약 21% 급증했으며, 케이뱅크(1조3131억원)도 같은 기간 14% 불었다. 이처럼 경쟁사가 대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소극적인 영업을 계속하면 토스뱅크는 시장 영향력 자체가 크게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건전성 관리를 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리려면 결국 신용대출보단 보증서 대출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면서 “더불어 부동산담보대출 상품도 출시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각 사,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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