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진케이 일곱 번째 팀, 7월30일까지 운영
전라도 식재료 활용한 7가지 한식 코스
“한식 전문인력 양성 노력 아끼지 않을 것”

퀴진케이 팝업 레스토랑 내부 전경. / 사진=CJ제일제당
퀴진케이 팝업 레스토랑 내부 전경. / 사진=CJ제일제당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CJ그룹 오너 4세 이선호 식품성장추진실장의 아이디어로 추진된 퀴진케이(Cuisine.K)가 7번째 레스토랑 ‘소재(SOJAE)’를 열었다. 전라도의 식재료를 ‘소재’로 활용해 ‘친근하고 편안한 한식’을 목표로, 한식을 알리는 디너 코스를 선보였다.

지난 29일 저녁 기자는 퀴진케이 팝업 레스토랑 ‘소재’를 방문했다. 파인다이닝(fine dining) 레스토랑 답게 오로지 6명만이 앉아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하루에 저녁 한 팀만 받는 소재는 어두운 조명에 2시간 코스로 이뤄졌다. 선릉역 인근에 위치해 유동인구가 많음에도 온전히 식사에만 집중하기 충분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23년 K-푸드의 글로벌 확산을 가속화하기 위해 ‘퀴진케이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퀴진케이는 이재현 회장의 “전 세계인이 1주일에 1~2회 이상 한식을 즐기도록 하겠다”는 한식 식문화 세계화 철학에 따라 이선호 식품성장추진실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며 주도한 프로젝트다.

퀴진케이 프로젝트는 ▲한식 팝업 레스토랑 운영 ▲한식 파인 다이닝 실습(K-스타쥬) ▲한식 명인, 유명 셰프와 함께하는 식자재 연구 클래스(마스터 클래스) ▲요리대회 후원 등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CJ제일제당 퀴진케이 프로젝트 개요. / 표=김은실 디자이너
CJ제일제당 퀴진케이 프로젝트 개요. / 표=김은실 디자이너
왼쪽부터 성진호, 김민석 셰프. / 사진=한다원 기자
왼쪽부터 성진호, 김민석 셰프. / 사진=한다원 기자

‘소재’는 전라도의 식재료를 ‘소재’로 활용해 셰프의 경험과 감각을 요리에 풀어낸 캐주얼 한식 다이닝이다. 퀴진케이 알럼나이 2기 김민석 셰프, 성진호 셰프가 운영한다. 이들은 고향인 전라도 음식을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디너 코스 요리로 구성했다.

김민석·성진호 셰프는 대학교 조리학과 동기다. 두 셰프는 서울 사람들이 깔끔한 맛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한 달 반 동안 메뉴 개발에 힘썼다. CJ제일제당은 팝업 레스토랑 운영팀에게 메뉴 개발 컨설팅부터 운영 공간, 마케팅 무상 지원 등 혜택을 지원할 뿐 아니라 발생하는 수익 전액을 운영팀에게 지급한다.

지난 4월30일부터 퀴진케이 프로젝트로 ‘소재’를 연 김민석 셰프는 “CJ제일제당이 식당 운영 공간을 지원해준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면서 “한 달간 소재를 운영하면서 메뉴 맛, 운영 경험 등 모두 발전했다 느낀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보통 한식 전파 계기가 파인다이닝인 경우가 많다”면서 “한식 경험도를 높여 CJ제일제당 제품을 자연스럽게 살 수 있도록 하고, 국내서도 한국인 셰프가 일식당을 운영하듯 외국인 셰프가 한식을 전파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라고 밝혔다.

실제 CJ제일제당은 ‘K-푸드 세계화 2.0’ 전략을 펴고 있다. 비비고와 햇반을 비롯한 가공식품이 K-푸드 세계화 1.0을 일궜다면 글로벌 경재력을 갖춘 한식 셰프들을 양성해 세계인의 삶에 K-푸드가 녹아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K-푸드 세계화 2.0이다.

메뉴는 7가지 코스로 제공된다. 기자는 디너 코스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전통주와 한국 와인 페어링을 곁들였다.

첫 번째 메뉴는 ‘여름을 담은 허브’였다. 허브와 참치, 사과절임 소스가 더해져 입맛을 돋우었다. 김민석 셰프는 일식 전문가지만 한식에 관심이 많아 한식·일식을 조합해 메뉴를 선보였다. 여름을 담은 허브에는 14도의 전통주 ‘비파14’를 페어링했다.

소재가 선보인 7가지 디너 코스. / 사진=한다원 기자
소재가 선보인 7가지 디너 코스. / 사진=한다원 기자
소재 셰프가 담양식으로 만든 떡갈비. / 사진=한다원 기자
소재 셰프가 담양식으로 만든 떡갈비. / 사진=한다원 기자

이어 주꾸미와 열무, 다시마로 만든 ‘주꾸미와 여름나물’은 전통주 ‘문배술’과 곁들였다. 일본 적식초를 활용한 적초소스로 주꾸미, 열무와 어우러진 메뉴였다. 또 은대구를 재래식 된장에 재워 두릅 튀김과 ‘능이주’를 선보였다. 이후 일본 3대 우동면인 이나니와면과 감태, 전라도 음식 특성에 맞게 청어알을 들기름에 버무린 ‘남도국시’를 맛볼 수 있었다.

마지막 메뉴 전엔 히든 메뉴 ‘문어찜’을 더했다. 감자 퓨레에 찐 문어를 올려 돌나물과 대파 튀김, 대파오일을 곁들인 요리였다. 이어 한우두태 소스에 소갈비살로 만든 ‘떡갈비’ 메뉴, 후식으론 소재 셰프들의 아이디어가 돋보인 수박화채로 마무리됐다.

김민석 셰프는 “전라남도에선 떡갈비가 유명하다. 광주 송정 떡갈비엔 돼지고기가 들어가고, 담양식은 소고기가 들어간다. 보통 식당에선 원가 때문에 다짐육을 사용하는데 떡갈비의 핵심은 소갈비”라면서 “이번 디너 코스는 고향에서 먹던 음식을 기억해 메뉴로 선보이게 됐다”고 했다.

또 “방문하신 분들의 의견을 참고하고 있다”면서 “외국인 방문객도 3~4팀 있었다”고 말했다.

소재 후식 수박 화채. / 사진=한다원 기자
소재 후식 수박 화채. / 사진=한다원 기자

소재 디너코스는 인당 6만5000원이다. 여기에 페어링 술을 더하면 2만7000원이 붙는다. 보통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가격이 30만원대란 점을 감안하면 가격대는 높지 않은 편이다.

김민석·성진호 셰프는 퀴진케이 팝업 레스토랑이 7월30일 종료되면, 전라도 광주에 ‘소재’라는 이름의 식당을 운영할 계획이다. 사실상 퀴진케이 팝업 레스토랑이 이들에게 식당 오픈 테스트베드인 셈이다. 다음주부터는 선릉역 인근 직장인들을 겨냥한 서리태 콩국수를 워크인 기준 20명 한정 1만2000원에 선보일 예정이다.

김 셰프는 “한식 파인다이닝 실습 프로그램인 ‘K-스타쥬’로 퀴진케이 프로젝트와 첫 인연을 맺으며 최신 한식 다이닝 트렌드를 경험할 수 있었다”면서 “목표는 지방에서 미쉐린 식당에 등극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소연 CJ제일제당 Hansik245 팀장은 “영셰프들에게 오너 셰프로서의 경험을 제공하는 퀴진케어 팝업 레스토랑이 벌써 7기를 맞았다”면서 “앞으로도 K-푸드 세계화를 이끌어 갈 한식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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