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정책실, 보건과 의료 관할···정 실장, 건보국장 역임
의대 정원에 일정 역할···의료계와 협의 거쳐 수련특례 마련 
“국가관 뚜렷, 업무추진력 우수”···‘성실’ 이미지 구축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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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중앙부처 고위공무원 가급(구 1급)은 ‘관료사회의 꽃’으로 불리운다. 국과장을 통솔하고 부처 정책을 대통령실과 국회, 다른 부처에 ‘세일즈’한다. 업무추진비 사용 권한이 있고 보건복지부의 경우 무보직 서기관 이하 인사권도 가진다. 업무능력은 기본이고 리더십과 인간적 매력을 소유해야 올라갈 수 있다. 반면 소관 정책을 책임져야 하고 대기업 임원처럼 계약직이라는 한계도 거론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6월 3일 대선이 시행돼 차기 대통령이 취임하고 신임 장관이 부임하면 이들 거취가 주목받을 전망이다. 이에 시사저널e는 복지부 고위공무원 가급 관료를 분석하는 시리즈를 기획했다. 차기 정부에서 차관 승진 가능성이 있는 실장 6명에 대한 판단은 독자들 몫이다.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은 산하에 보건의료정책관과 공공보건정책관, 한의약정책관 등 3개 조직을 거느린다. 단, 관례상 2차관 산하 건강보험정책국(필수의료지원관)과 건강정책국(정신건강정책관), 보건산업정책국(첨단의료지원관)까지 포함해 보건과 의료 분야 전반을 관할한다. 보건의료정책관은 보건의료정책과, 의료인력정책과, 의료자원정책과, 간호정책과, 의료기관정책과, 약무정책과를 두고 있다. 공공보건정책관은 질병정책과, 공공의료과, 응급의료과, 재난의료정책과, 생명윤리정책과, 혈액장기정책과를 통솔한다. 한의약정책관은 한의약정책과와 한의약산업과를 두고 있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 사진=복지부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 사진=복지부

현재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 수장은 정윤순 실장이다. 1969년 5월 경북 김천에서 태어난 정윤순 실장은 김천고(35회)와 고대 무역학과(87학번)를 졸업했다. 행시 39회로 복지부와 인연을 맺은 그는 의료제도과장과 의료자원과장, 국제협력담당관, 주 유럽연합대사관 파견, 노인정책과장, 인구정책총괄과장, 보건의료정책과장, 보험정책과장, 첨단의료지원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연구기획조정부장을 역임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건강보험정책국장에 발탁된 데 이어 2023년 9월 고위공무원 가급으로 승진하며 사회복지정책실장을 맡았다. 2024년 6월 보건의료정책실장으로 옮겨 근무하고 있다. 

정 실장 경력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현재 복지부 실장 6명 중 유일하게 두 개 보직을 경험한 것이다. 글자 그대로 ‘보건복지부’ 주축은 보건의료와 복지인데 해당 정책을 총괄하는 실장 자리를 잇달아 수행하고 있다. 11개월 동안 보건의료정책실장으로 근무한 정 실장 성과는 적지 않다. 지난해 제약과 화장품을 포함한 바이오헬스의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으며 같은 해 9월에는 간호법을 통과시켰다. 사상 유례 없는 의정갈등 상황에서 지난해 추석 연휴와 올 설 연휴에 비상응급의료체계를 유지했다. 최고 수준의 의료개혁 예산을 확보한 인물도 정 실장이다. 지난달에는 보건의료기본법 통과라는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내년 의대 정원을 교육부가 주도하는 과정에서 복지부 역할을 낮게 판단하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2026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으로 복귀시켜 확정하는 과정에서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 근거를 마련하는 보건의료기본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데 복지부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복지부가 원칙을 잃지 않으면서도 사회적 요구와 정책 여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한 것이다. 이 작업을 진두지휘한 인물이 정 실장이다.

최근 현안은 전공의 미복귀 상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다. 일단 복지부는 의료계와 물밑협의를 통해 수련특례 조치를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수련병원들의 전공의 복귀 의사 설문조사 결과와 건의를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특례를 부여해 의정관계 수용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복지부가 다양한 의료현장 의견을 바탕으로 수련특례 조치를 신속히 적용한 것은 의료계와 소통하고 조정하는 선례를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 사진=연합뉴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 사진=연합뉴스

업무 외적인 부분을 보면 정 실장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등 뚝심 있고 성실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복지부 퇴직자는 “그는 국가관이 뚜렷하고 업무추진력이 뛰어난 인물”이라며 “후배들에게 잔정을 갖고 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복지부 퇴직자는 “정 실장 하면 성실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며 “그동안 적지 않은 성과를 올린 그가 활발하게 활동하기를 희망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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