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2.75→2.50% 인하
올해 성장률 전망치 0.8%···2월 전망치 절반 수준으로 하락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경기 하방압력 완화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한국은행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내수 부진과 미국발 관세 정책 영향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해 금리 인하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29일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가계대출 증가세와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하지만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2월 기준금리가 2년 6개월 만에 2%대로 진입한 이후 올해 들어 두 번째 금리 인하다.

금통위는 “국내경제는 물가상승률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올해 중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라면서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금융완화 기조 지속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세 확대 가능성과 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의 하방 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나가되, 이 과정에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흐름 및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세계경제는 글로벌 무역갈등이 일부 완화됐지만 높은 관세율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며 물가경로의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그간 크게 확대됐던 위험회피심리가 완화되면서 주가가 반등했으나,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 지속 및 재정적자 우려 등으로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상승했고 달러화 지수는 소폭 상승했다가 반락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미국과 주요국 간 관세협상,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상황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내경제에 대해서는 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지연과 수출 둔화로 1분기 역성장에 이어 4월에도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고 진단했다. 고용은 전체 취업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제조업 등 주요 업종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금통위는 “앞으로 내수는 부진이 점차 완화되겠지만 그 속도는 더딜 것으로 보이며 수출은 미국 관세부과 영향 등으로 둔화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에 따라 올해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1.5%)를 큰 폭 하회하는 0.8%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국내 물가는 4월 중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이 각각 2.1%를 나타내는 등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월 중 2.6%로 전월(2.8%)보다 하락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가공식품 및 서비스 가격 인상 등의 상방압력을 국제유가 하락, 낮은 수요압력 등이 상쇄하면서 2% 내외의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올해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전망에 부합하는 1.9%로,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1.8%)를 소폭 상회하는 1.9%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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