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허가 후 이달 초 제네릭 출시···오리지널보다 앞서 눈길
전략 차별화, 특허소송 승부···무조날, 1위 주블리아와 경쟁
영업력·편의성·가격 경쟁력 주목···올 여름 시장 변화 관심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한미약품이 최근 무좀치료제 ‘무조날맥스외용액’을 출시했다. 이번 무조날맥스 출시는 오리지널 품목보다 먼저 선보인 제네릭(복제약)이란 점과 향후 동아에스티와 경쟁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손발톱 무좀치료제 무조날맥스외용액을 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점은 이달 초순이다. 이로서 한미약품은 손발톱 무좀치료제 6개 품목을 보유하게 됐는데 전문약으로 ‘무조날정(성분명 테르비나핀염산염)’, 일반약으로 ‘무조날크림’, ‘무조날쿨크림’, ‘무조날외용액1%’, ‘무조날에스네일라카’에 이어 무조날맥스외용액을 추가했다. 코오롱제약의 일반의약품 ‘넬클리어외용액(성분명 테르비나핀)’ 첫 제네릭인 무조날맥스외용액은 올 3월 10일 허가 받은 바 있다.
특히 업계 눈길을 끄는 것은 오리지널보다 제네릭이 먼저 출시된 점이다. 통상 일반약의 경우 오리지널이 출시돼 환자들이 긍정 반응을 보이고 매출이 발생하면 다른 제약사들이 동일 성분 제네릭을 개발, 출시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오리지널 출시 후 제네릭이 시장에 나오는 구조라는 것이다. 참고로 일반약이기 때문에 제네릭이나 후발의약품이란 용어가 사용될 수 있는데 본 기사에서는 제네릭으로 통일한다.
이처럼 오리지널보다 제네릭이 먼저 출시된 것은 손발톱 무좀치료제 시장 특성과 연결된다. 국내 손발톱 무좀치료제 시장은 과거부터 일반약이 대세를 이루고 있었지만 동아에스티가 2017년 내놓은 전문의약품 ‘주블리아’가 주도하면서 전문약 출시가 이어졌다. 이에 제약사들은 지난해부터 주블리아 제네릭에 주력하며 관련 품목을 출시했지만 오리지널 영향력이 강해 매출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미약품의 경우 다른 제약사와 다르게 전문약 주블리아가 아닌 일반약 넬클리어외용액 제네릭에 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이미 손발톱 무좀치료제 시장은 진입도 레드 오션이 됐는데 우회전략으로 일반약 지위를 확보한 후 시장에 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이처럼 무조날맥스외용액 출시를 준비하며 지난해 넬클리어외용액을 상대로 제제특허 소극적권리범위확인심판 2건을 제기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중 1건은 취하했고 나머지 1건인 ‘손발톱진균증을 치료하기 위한 국부 항진균 조성물’ 특허에 대한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 심판에서 인용 심결을 받아냈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넬클리어외용액에 대해 등재된 특허를 대상으로 한미약품이 확인 심판에서 인용 심결을 받아냄으로서 제네릭 판매가 가능해졌다”며 “한미약품이 밝힌 무조날맥스 시점은 특허심판원이 심결을 내린 4월 하순 직후인 5월 초순”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한미약품이 확인 심판을 제기하며 오리지널보다 먼저 무조날맥스외용액을 출시함에 따라 향후 코오롱제약, 동아에스티와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넬클리어외용액은 코오롱제약이 2023년 국내에 허가 받은 오리지널 품목이다. 스페인 ‘알파시그마’에서 수입하는 넬클리어는 ‘테르비나핀’ 고용량으로 설계돼 손발톱 무좀에 효과를 주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조갑진균증(손, 발톱무좀)을 효능·효과로 인정 받았으며 처음 4주간은 1일 1회, 그 이후는 주 1회 사용한다.
한미약품은 기존 시장 1위인 동아에스티 주블리아와도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주블리아는 2021년 273억원, 2022년 279억원, 2023년 290억원, 2024년 253억원 매출을 달성할 정도로 손발톱 무좀치료제 시장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는 품목이다. 향후 한미약품은 약국 대상 영업력과 함께 무좀 환자들 편의성, 가격 경쟁력으로 주블리아와 경쟁할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현재 온라인팜의 약국 전용 플랫폼 ‘HMP몰’에 가입된 2만 2500여 약국과 협력한다고 밝히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도전자 입장인 한미약품은 제품명 인지도 등에서는 주블리아에 뒤지지만 일반약이어서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아 처방전을 확보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는 점에서 유리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관계자 D씨는 “국내서는 무조날맥스외용액이 테르비나핀 성분으로 출시된 첫 제품이기 때문에 기존 손발톱 무좀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들에게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가격 경쟁력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으로 분석된다. 이미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6월 주블리아 8mL 가격을 17% 인하한 데 이어 같은 해 7월 주블리아 4mL 약가를 15%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동아는 당시 약가는 의약품 유통업체에 공급하는 가격을 기준으로 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손발톱 무좀치료제의 경우 현실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환자들에게 중요하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E씨는 “약국에서 환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현재로선 무조날맥스외용액이 주블리아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가격 경쟁력이 어느 정도 매출에 영향을 줄지가 관심사”라고 말했다.
결국 한미약품이 최근 출시한 손발톱 무좀치료제 무조날맥스외용액은 기존 시장 1위 품목과 경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예년보다 더 더울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여름 무좀치료제 시장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