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국제신평사 강등, 1년 9개월 만
지속적 재정 적자·급격한 부채 증가 등 영향
미국 국가 부채 약 36조2200억 달러
[시사저널e=이창원 기자]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장기발행자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한 단계 내려간 ‘Aa1’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 피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3대 국제신용평가회사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1년 9개월 만이다.
무디스는 16일(현지시간) 발표한 등급 변경 보고서에서 미국 연방정부의 지속적인 재정 적자와 급격히 증가한 부채를 이번 강등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재정 적자와 부채가 증가하고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정부 부채에 대한 이자 지급도 현저히 증가했다는 것이 무디스의 지적이다.
또 무디스는 이자 비용을 포함한 의무적 지출이 총 재정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약 73%에서 오는 2035년 약 78%로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과세와 지출에 대한 조정이 없다면 예산의 유연성이 제한적인 상태에 머물게 될 것을 우려했다.
다만, 무디스는 미국의 등급 전망은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무디스는 “관세 인상 영향으로 단기적으로 미국의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 성장세가 의미 있는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며 “또한 세계 기축통화로서 미 달러화의 지위는 국가에 상당한 신용 지원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이번 신용등급 강등으로 미국 정부는 향후 국가채무를 줄이는 데 역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정부 예산, 통화 관련 정책, 통상정책 등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적자 해소와 세수 증대를 위해 전세계 교역대상국을 상대로 한 관세 정책에 한층 드라이브를 걸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국가 부채는 약 36조2200억 달러(한화 약 5경744조원)다.
2000년대 들어 매년 재정적자를 기록하며 급증한 부채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정부 지출이 50% 늘어나며 한층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해 회계연도 재정적자는 1조8300억 달러(한화 약 2562조9150억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