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앱클론 2대 주주 등극···지분 투자
기술이전 수익+투자금 유입, 재무 안정화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앱틀론이 관리종목 지정 사유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파이프라인 기술이전을 비롯해 국내 제약사 종근당과 협업 관계를 구축하며 재무적 안정감을 쌓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종근당의 전략적 지분 투자에 힘 입어 신약 연구, 상업화 부문에서 시너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앱클론-종근당 제 3자 배정 유상증자./표=정승아 디자이너
앱클론-종근당 제 3자 배정 유상증자./표=정승아 디자이너

14일 업계에 따르면 앱클론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종근당이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종근당에 신주를 배정해 122억원을 조달할 방침이다. 종근당은 1주당 8723원에 140만주를 배정받고, 오는 19일까지 대금을 납입하게 된다. 유상증자 후 종근당의 앱클론 지분은 7.33%로 확대된다. 앱클론 창업자 이종서 대표 및 특수관계인(13.06%)에 이어 2대 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종근당은 앱클론의 혈액암 CAR-T(키메라 항원수용체 T세포) 치료제 ‘AT101(네스페셀)’의 국내 판매 우선권을 갖는 공동 연구개발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향후 새로운 CAR-T 치료제와 이중항체 기반 신약에 대한 공동개발과 상업화 관련 협력 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AT101은 앱클론이 연내 식약처 신속허가 신청을 목표 중인 약물이다. 현재 임상 2상이 진행되고 있다. 

◇ 올해 초 관리종목 편입, 매출 요건 발목

올해 초 앱클론은 코스닥 시장 상장유지를 위한 매출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해 관리종목으로 편입된 바 있다. 지난 1월 앱클론은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 이상 변동’ 공시에서 지난해 30억원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으나, 감사 과정에서 일부 매출이 인정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매출이 23억원으로 조정되면서 상장 유지에 필요한 최소 매출액(30억원)을 충족하지 못했고, 관리종목으로 편입됐다.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기업 기업은 상장 후 5년의 유예 기간이 지나면 연간 매출액 30억원에 미달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시장에서는 앱클론의 상장 유지 불안 요소 해소 방안에 이목이 쏠려왔다. 앱클론은 매출액을 최대한 끌어올리고자 신약후보물질 기술이전과 용역 매출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략적 투자자 유치를 통해 재무 기반을 안정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앱클론의 매출은 항체의약품 기술이전, 용역서비스, 상품 판매 등으로 구성된다.  

먼저 올해 3월 튀르키예 TCT헬스테크놀로지와 AT101에 대한 튀르키예 지역 독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달 안으로 계약 선급금을 수령하게 된다. 앱클론은 TCT헬스테크놀로지와의 계약금이 자기자본(매출액)의 10% 이상에 해당되는 규모라고 언급했다.  

또 하반기에는 중국 헨리우스에 기술이전한 HER2 항체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 2상이 종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도 수령도 기대하고 있다. 앱클론 관계자는 “올해는 TCT헬스테크놀로지와 헨리우스로부터 각각 기술이전 계약금과 마일스톤이 유입되면서 기존 사업들에서 나오던 매출에 더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앱클론 연구개발 현황./ 표=정승아 디자이너
앱클론 연구개발 현황./ 표=정승아 디자이너

◇ SI 우군 종근당 확보, 연구 실탄 확보

앱클론은 매년 100억원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지출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 확보된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19억원 수준이다. 연구개발비와 인건비, 각종 운영비를 합친 판관비로는 지난해 167억원을 지출했다. 앱클론의 현금 여력만으로는 중장기 R&D 전략을 짜기에 넉넉치 않은 형편이었다. 

다만 종근당을 우군으로 두게 되면서 유증 자금을 모두 임상·연구개발비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됐다. 앱클론은 종근당으로부터 확보하게 되는 122억원 중 올해 52억원, 내년 60억원, 나머지는 2027년 R&D 비용으로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앱클론과 종근당의 전략적 투자 유치 관련 논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가 공동 개발하는 HER2 표적 카티치료제 ‘AT501’와 전립선특이세포막항원(PSMA), 단백질(CD30), T세포의 활성화에 관여하는 4-1BB 등 타깃의 혈액암, 고형암, CAR-T 치료제 및 이중항체 연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차세대 모달리티 신약 및 플랫폼 연구를 진행하면서 앱클론의 항체, 세포치료제 기술들이 지분 투자의 매력 요소로 작용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앱클론은 AT101  2상 중간결과를 기반으로 내달 식약처 신속허가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내년 2상 결과가 확보되는 대로 조건부 허가 절차에 착수하는 것을 목표 중이다. 심사 이후 사업화 단계에서는 종근당이 판매를 주도하게 된다. 이를 통해 2027년부터 국내 매출 발생을 기대하고 있다. AT101에 대해서는 튀르키예와 국내 판권을 제외한 글로벌 판권에 대한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도 내비쳤다. 

앱클론 관계자는 “AT101은 조건부 승인을 통한 조기 상용화를 최우선으로 두고 매출 전략을 짜고 있다”며 “작년 8월 식약처로부터 AT101에 대해 신속검사법 승인을 받고 환자 투여 기간을 단축시킨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리종목 이슈의 경우 회계적인 문제들이 있었는데 기체결된 기술이전 딜에서 발생하는 수익만 놓고 봐도 매출 부족 이슈는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AT101에 대한 추가 기술이전도 지속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