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무직으로 식약청서 공직 시작···29개월 보험약제과장 근무
향후 로펌행 하마평···김성태·류양지·곽명섭 등 과거 사례
이달 취업심사 예상···심사 통과 시 영입 확정 전망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오창현 보건복지부 국장이 명예퇴직했다. 복지부 주변과 업계에서는 오 국장이 로펌으로 옮길 것이라는 하마평이 적지 않아 향후 그의 거취가 주목된다.
1일 복지부와 로펌업계에 따르면 오창현 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장이 전날 명퇴했다. 그동안 복지부 인사 관행에 따라 부이사관(3급)이던 오 과장은 명퇴로 1계급 승진, 고위공무원 나급(구 2급)을 달고 공직에서 물러났다. 1969년생 오 국장은 익산 남성고와 중대 약대(87학번)를 졸업한 후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약처)에서 약무직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오 국장은 전입 절차를 거쳐 복지부 의약품정책과(현 약무정책과)에서 근무한 후 식약청에 복귀하지 않고 부에서 관료 생활을 이어갔다.
이후 보건의료정책과 근무와 손건익 복지부 차관비서관을 거친 후 보험약제과, 질병관리본부(현 질병청) 포항검역소장, 질본 자원관리과장, 질본 국립인천공항검역소 검역1과장,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 보험약제과장을 거쳐 보건산업진흥과장으로 활동해왔다. 보험약제과에서 실무자로 근무할 때 급여기준과 등재 등을 담당했다. 이어 2022년 2월부터 2024년 7월까지 29개월간 보험약제과장으로 활동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재임기간 중 제약업계에 영향력이 큰 인물로 꼽혔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오 국장은 보험약제과장으로 일하면서 혁신의약품에 약가 우대를 하는 등 제도 구축에 힘썼다”고 말했다. 오 국장은 인성과 평판도 뛰어난 인물로 거론됐다. 그와 같이 근무했던 복지부 퇴직자 B씨는 “성격이 온화하고 부드러워 부 내 평판이 우수했다”며 “어떤 경우는 소녀처럼 부끄러움을 타는 순수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퇴직자 C씨는 “식약청 복귀를 포기하기 쉽지 않은데 부 사람들이 좋아 남는다고 했다”며 “테니스동호회 등 몇몇 모임에서 활동했다”고 말했다.
오 국장 향후 거취와 관련, 로펌행이 거론된다. 앞서 설명대로 29개월간 보험약제과장으로 근무하며 다양한 업무 경력을 보유했으며 약사라는 점도 설득력을 주고 있다. 식약청 근무 경험도 있어 로펌이 선호하는 인물군으로 분석된다. 평판과 인성이 뛰어나고 호남 출신이란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 과거 복지부 보험약제과 근무 경력이 있는 관료 출신이 로펌으로 자리를 옮긴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 2011년 보험약제과 사무관이던 김성태 변호사가 퇴직 후 김앤장법률사무소에 취업한 바 있다. 그는 현재 법무법인 세종에서 파트너변호사로 일한다. 2019년에는 역시 보험약제과장을 역임한 류양지 서기관이 법무법인 율촌에 고문으로 취직하기도 했다. 이어 보험약제과장 경력이 있는 곽명섭 서기관이 2022년 초 김앤장에 합류한 바 있다. 보험약제과는 아니지만 2023년에는 복지부 약무정책과에서 리베이트 업무를 담당했던 여정현 변호사가 법무법인 태평양으로 옮겨 주목받기도 했다.
참고로 김 변호사와 곽 변호사는 공교롭게 동갑(1970년생)이고 성대 법학과 동문(김-89학번, 곽-92학번)이며 사법고시(42회)도 같은 해 합격한 사법연수원 동기(32기)다. 출생지도 각각 경남 양산(김 변호사)과 함양(곽 변호사)이어서 지연도 동일하다. 물론 복지부 보험약제과에서 근무한 경력도 같아 라이벌로 불리운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국민 입장에서 보면 세금으로 급여를 받던 관료 출신이 로펌으로 옮겨 고액을 받는 사례가 반가운 일은 아니다”라며 “물론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지만 관료들은 로펌행을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오 국장 영입을 추진한 로펌 실명이 알려진 상태다. 해당 로펌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로펌 관계자 E씨는 “현재로선 오 국장 영입이 확정된 바 없다”며 “5월 내로 예상되는 취업심사 이후에는 확인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익명을 요청한 로펌업계 관계자 F씨는 “오 국장은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당장 로펌 출근은 어려울 것”이라며 “국장으로 활동했던 관료에 비해 과장급으로 일했던 그는 상대적으로심사 통과가 다소 나은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오 국장은 식약청과 복지부에서 진행한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민간인이 됐다. 만약 하마평 대로 오 국장이 로펌에 정식으로 영입되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