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 “돈이 돈을 버는 구조 만들어야”
자산군 다양화 해야···ETF·REITs 통해 자산 배분 전략 실현
“연금이란 수레에 고품질 자산 담고 복리 구조로 굴려야”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이 10일 열린 ‘2025 웰스업 투자 세미나’에서 ‘부의 축적 원리와 자산관리 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이 10일 열린 ‘2025 웰스업 투자 세미나’에서 ‘부의 축적 원리와 자산관리 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부를 쌓기 위한 핵심은 예금이 아닌 자본이다. 자본을 장기간에 걸쳐 분산해 투자하고 복리 구조를 활용해야만 안정적인 부의 축적이 가능하다.”

◇“예금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자본 통한 증식 구조 구축해야”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은 10일 시사저널이코노미 주최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2025 웰스업 투자 세미나’에서 ‘부의 축적 원리와 자산관리 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30년간 경제학자, 투자 전문가, 은퇴설계자로 지낸 노후 자산관리 전문가다. 미래에셋그룹의 연금 솔루션과 콘텐츠를 제공하는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대표를 역임했다.

김 고문은 단순히 돈을 모으는 게 아니라 자본을 활용해 돈이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저서 ‘21세기 자본’을 인용하며 “역사적으로 자본가들이 노동자들보다 훨씬 빠르게 부를 축적해왔다”며 “예금은 단기적으로 원금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해 실질 구매력이 오히려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자본 가치는 원금 자체가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는 특성이 있다. 배당수익률이 예금 이자와 같더라도 자본 가치는 물가나 기업 실적에 따라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그는 “예금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자산 증식의 구조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본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경쟁력(Competitiveness), 회복탄력성(Resilience), 위기 대응력(Vulnerability) 등을 꼽았다. 세 가지 요소를 갖춘 자산은 장기적으로 변동성에 강하고 지속 가능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고문은 “우리나라와 반대되는 특징을 가진 시장이나 자산군에 눈을 돌려야 한다”며 “안정적이고 강한 구조를 가진 자산을 찾아 분산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할 매수·적립 투자 통해 복리 효과 누릴 수 있어”

김 고문은 자본은 다양한 차원에서 분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정 지역에 집중하기보단 글로벌 분산이 필요하고 자산군도 주식과 채권뿐 아니라 대체투자, 원자재, 부동산 등으로 다양화해야 한다. 시점도 중요하다. 일시에 투자하기보다는 시간을 나눠 분할 매수하고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복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자산 배분 운용 성과로 국민연금의 자산 운용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국내 주식과 채권 수익률이 낮아지자 국민연금은 해외 주식과 대체투자 비중을 50%까지 확대하고 있다”며 “이는 특정 시장에 의존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고 했다.

김 고문은 자산 배분 전략을 실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ETF(상장지수펀드)와 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제안했다. ETF는 특정 지수를 추종하면서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상품으로 분산 효과가 뛰어나고 보수가 저렴하다. 글로벌 주식, 원자재, 채권 등 다양한 자산군에 접근할 수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 활용도가 높다.

REITs는 부동산을 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운영하면서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그는 “REITs는 규칙적인 수익을 제공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자산 가격 상승까지 노릴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이다”며 “다만 금리 민감도가 높고 가격 변동성이 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구성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금(Pension)·인컴(Income)·글로벌(Global), 자산관리 핵심”

강연 말미엔 자산관리 전략의 핵심 개념으로 ‘PIG’를 소개했다. 이는 연금(Pension)·인컴(Income)·글로벌(Global) 앞 글자를 딴 것으로 부의 축적을 위한 필수 요소들을 하나로 묶은 개념이다. 그는 “PIG는 단순한 은유가 아니라 자산관리의 구조를 설계하는 전략이다”며 “연금이라는 수레에 좋은 자산을 담고 복리 구조로 굴리는 것이 자산 증식의 핵심이다”고 했다.

특히 인컴 자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컴 자산은 배당, 이자, 임대료 등 자산을 팔지 않고도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자산이다. 그는 “자산 가격이 오르지 않아도 꾸준한 수익을 제공하는 인컴 자산이 있어야 장기 투자가 가능하다”며 “좋은 자산은 자본 이득과 산출물을 동시에 제공하는 자산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적으로 REITs, 배당주, 글로벌 인프라 자산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자산은 반드시 글로벌하게 분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처럼 저성장 구조에 놓인 시장에만 의존하지 말고 인구 구조가 건실하고 기업 경쟁력이 높은 지역으로 자산을 나눠야 한다는 의미다. 김 고문은 “연금 제도의 세제 혜택을 적극 활용하면서 고품질 인컴 자산을 글로벌하게 분산해 담아야 한다”며 “이런 구조를 만들면 은퇴 후에도 월급처럼 배당 소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고문은 자본·시간·분산이라는 원리를 꾸준히 실천하는 사람이 결국 부자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자산이란 단순히 가격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배당이나 이자처럼 산출물이 함께 나오는 자산이다”며 “기업, 부동산, 농장 등이 그런 자산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대로 예금이나 금, 원유 등 산출물이 없거나 자본 이득이 제한적인 자산은 장기 투자에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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