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원 유안타증권 상무 “AI 통한 생산성 주목해야”
AI 사이클, 1990년대 후반 ‘인터넷 사이클’과 비슷
“하드웨어 확대 시기···소프트웨어 매출 전환 빨라질 것”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본부 상무가 10일 시사저널e 주최로 열린 ‘2025 웰스업 투자 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사진=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본부 상무가 10일 시사저널e 주최로 열린 ‘2025 웰스업 투자 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기술의 발전, 특히 AI(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확산이 전 세계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는 글로벌 증시와 실물경제 모두에 강력한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이다.”

10일 시사저널e 주최로 열린 ‘2025 웰스업 투자 세미나’에서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본부 상무는 ‘글로벌 투자 키워드는 생산성’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치며 이 같이 말했다. 유 상무는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모건스탠리 딘 위터 애널리스트 이사,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상무, 키움증권 글로벌리서치센터 이사 등을 역임한 글로벌 투자 전문가다. 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서학개미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유 상무는 미국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최근 S&P500 지수가 컵핸들 차트 패턴을 보이고 있으며 과거 이 패턴에서 고점을 돌파한 뒤 강한 랠리가 이어졌던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미국 증시는 과거에도 2년 연속 20% 이상 상승한 후에도 상승 흐름을 이어간 적이 있다”며 “현재 시장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와 인플레이션 흐름 또한 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미국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은 2.6% 수준이다. 유 상무는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이 3% 이상일 때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적으로 19배를 넘지 못하지만, 2~3% 수준일 때는 PER이 23배에서 25배 수준까지 확대됐다”며 “현재 수준이면 증시 밸류에이션이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해선 “당분간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기업 부채 비율은 18.01%, 가계 부채는 GDP 대비 7.52%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민간 부문 전반에 재무 건전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역전된 장단기 금리차 역시 점차 정상화되고 있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향후 2년 내 경기 침체 가능성은 낮다는 견해다.

은행 시스템 지표도 안정적이다. 미국의 총 여신 증가율은 현재 4.0%로 나타났다. 유 상무는 “역사적으로 여신 증가율이 10%를 돌파하기 전까진 경기 침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예대율도 77%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며 경기 침체가 도래하더라도 그 시점은 2026년 이후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장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유 상무는 현재의 AI 사이클이 인터넷 사이클(1994~2000)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인터넷 사이클 동안 S&P500은 총 250%, 나스닥은 총 621% 상승했다. 특히 AI 사이클은 현재 진행 중이며 과거 인터넷 사이클로 비교하면 현재 시점은 1998~2000년 직전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지금은 AI 서버의 도입 비율이 14%로 1996년~1997년 수준이다”며 “앞으로 AI 하드웨어가 본격적으로 확장되는 시기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인터넷 인프라가 깔려 있는 만큼 소프트웨어 매출로의 전환 속도는 과거보다 훨씬 빨라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AI가 경제 전반에 미칠 효과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생산성 증대가 GDP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로 나타났다. 글로벌 AI 관련 시장 규모가 2023년 1850억달러에서 2027년 9900억달러로 약 43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은 GDP의 68.2%가 민간 소비에서 발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AI 기반 소비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종목 선택의 중요성도 강조하며 엔비디아와 삼성전자를 사례로 들었다. 유 상무는 “최근 10년간 엔비디아의 연평균 수익률(CAGR)이 68.21%에 달한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6.2%에 그쳤다”며 “어떤 성장 사이클에 올라타느냐가 장기 수익률의 차이를 만든다”고 말했다.

종목 중에선 AI 관련 IT업종에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현재 하드웨어·소프크웨어 모두 설비투자를 일으키고 소비와 연결시키는 작업이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 상무는 “AI 기술이 경제 구조와 산업 흐름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며 “이 같은 변화에 맞춰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을 조정해야 할 시점이다”고 조언했다. 이어 “성장주와 가치주 비중을 재조정하고 AI 사이클 수혜가 예상되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산군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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