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현대차·기아 중고차 시장 점유율 제한 해제···기존 7%
인증 중고차 사업 본격화되면서 시장 커질 듯···품질·허위매물 우려 적어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 인증 중고차 제한 조치가 다음달 말 끝날 예정이다. 양사는 중고차 업계와 상생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 사업조정 권고에 맞춰 시장 점유율을 한 자릿수로 제한한 바 있는데, 조만간 제한이 풀리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 차량은 국내 신차 업계는 물론 중고차에서도 가장 거래가 많은 만큼, 인증 중고차 사업 규제 완화로 시장이 요동칠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5월부터 현대차와 기아 중고차 시장 점유율 제한 조치가 풀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2023년부터 중고차 시범 사업을 시작하고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기존 중고차 업계의 반발이 거세자 중기부는 권고안을 통해 지난 2023년 5월1일부터 1년간 현대차는 전체 중고차의 2.9%, 기아는 2.1%만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2024년 5월 1일부터 올해 4월 30일까지 1년간은 현대차 4.1%, 기아 2.9%로 제한했다.
이에 그동안 현대차와 기아는 중고차 점유율 7%를 넘지 못하게 됐다.
그러나 오는 5월부터 해당 규제가 풀리게 되면서 현대차와 기아 인증 중고차 시장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오는 5월부터 예전 제한조치가 풀리는 것은 맞으나, 그 밖의 내용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중기부 제한 조치로 현대차와 기아 중고차 판매 대수는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판매 대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앞서 현대차는 중고차 시장 진출 100일을 맞아 1057대를 판매했으며, 작년 목표가 1만5000대라고 밝힌 바 있다. 200만대가 넘는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또한 양사 인증 중고차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기존 중고차 거래 플랫폼 대비 물량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전 기준 현대차·기아 인증 중고차 홈페이지에 올라온 현대차와 제네시스 매물은 총 831대, 기아는 607대로 나타났다. 같은 날 엔카닷컴에 있는 현대차와 기아 중고차 매물은 각각 4만대가 넘는다.
◇ 빗장 풀리며 중고차 활성화 역할 기대
현대차와 기아 중고차 규제가 완화될 경우 국내 중고차 시장은 이전보다 더 커질 전망이다.
자동차 시장 조사기관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고차 시장은 약 234만대로 신차 시장(약 164만대)의 1.4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때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300만대를 넘으며 신차 대비 2배에 달할 정도로 시장이 컸지만, 중고차 매물 관련 소비자 피해와 불만이 쌓이면서 상대적으로 시장이 축소됐다.
최근 고금리와 경기침체 등으로 신차 구매에 대한 부담감이 올라가며 중고차에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오랜 기간 축적된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성장 발목을 잡고 있다.
중고차 구매를 꺼려하는 고객들의 경우 상당수가 품질과 허위 매물을 확인하는데 드는 피로감이 높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고차 시장은 대표적인 ‘레몬 마켓(정보 비대칭으로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이 어려운 시장)’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컸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 인증 중고차의 경우 직접 차량을 검수하고 보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같은 신뢰를 바탕으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5년·10만㎞ 내 자사 브랜드 차량을 대상으로 200여개 항목의 품질 검사를 통과한 차량을 선별한 후 상품화 과정을 거쳐 판매한다. 성능·상태 검사를 기반으로 차량 가치를 평가해 판매 가격을 소비자들에게 투명하게 제시할 계획이다.
또한 중고차 성능, 상태, 적정가격, 가치 지수, 실거래 통계, 시세 추이, 판매 순위 등을 각종 정보를 공개해 투명성을 높였다.
양사는 인증 중고차를 통해 신차 판매까지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인증 중고차를 통해 차량 잔존가치를 보존해 신차 구매를 유도하는 것은 물론, 인증 중고차로 매각 후 신차를 구매할 경우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