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영입된 전문인력···베트남 점안제 공장 투자 막바지
‘레바케이점안액’ 매출 제고 시급···의원 강점 활용 필요
바이오 시밀러 ‘아멜리부’·‘아필리부’도 영업 극대화 시점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지난해부터 외부에서 영입한 인력들을 중심으로 영업과 마케팅에 힘을 싣는 삼일제약이 올해 점안제에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출시 2주년을 맞은 개량신약과 바이오 시밀러(복제약) 매출 제고가 주목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일제약은 오는 21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1명 등 등기임원 4명을 선임하는 안건을 심의할 예정이다. 업계 관심이 쏠리는 신임 사내이사 후보는 신유석 사장이다. 지난해 9월 영입된 신유석 사장(1973년생)은 서울대 약대 출신이다. 1999년 한국 화이자제약 평사원을 시작으로 GSK Korea CNS 마케팅 팀장, GSK Taiwan 마케팅 임원을 거쳤다. 2010년 동아에스티로 옮긴 뒤 마케팅실장, 의료사업본부장, 해외사업부장 등 요직을 역임하며 학술은 물론 영업, 마케팅, 신사업 등 차별화된 정책을 구사해왔던 인물이다.
예정대로 주총에서 신 사장이 삼일제약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기존 허승범 대표이사 회장과 함께 각자대표를 맡을 전망이다. 이어 삼일제약은 지난달 채희성 안국약품 신성장추진본부장을 마케팅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채희성 본부장(1976년생)은 서울대 약대를 졸업한 후 코오롱그룹에서 생명과학 담당 제품기획과 바이오신약 Business Development, 미츠비시다나베파마 순환기 마케팅팀장, 한국산텐 마케팅 매니저, 산텐아시아 APAC 마케팅 헤드 및 인도네시아 Business Delegate로 근무했다. 안국약품에서는 신사업발굴투자총괄, 디지털헬스케어, 신성장추진본부에서 활동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채 본부장은 신 사장의 서울대 약대 후배”라며 “삼일제약은 채 본부장 영입 전까지 전문의약품 마케팅본부장과 ETC영업본부장을 겸직한 임원이 있었는데 이를 분리하며 마케팅 부서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삼일제약이 전문인력을 잇달아 외부에서 영입한 것은 영업과 마케팅에 주력, 올해 경영실적을 제고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삼일제약이 공시한 지난해 잠정실적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2198억원, 영업이익 2억원이다. 매출은 전년대비 11.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97.3% 감소한 것이 눈에 띈다. 현안인 베트남 점안제 생산공장 가동 준비와 GMP(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승인을 위한 판매관리비 집행이 영업이익 하락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삼일제약의 지난해 3분기 누적 판관비는 574억원으로 집계됐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삼일제약은 최근 수년간 국내 실적으로 베트남 점안제 공장에 투자해왔는데 현재 막바지 상황”이라며 “올 하반기 베트남 공장이 한국 GMP 승인을 받으면 숨통이 트이고 내년 하반기 cGMP(미국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및 EU GMP(유럽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을 획득하면 해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신 사장과 채 본부장은 올해 매출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일제약 대표품목은 안과 제품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제품’ 매출 ‘빅3’는 성분영양제 ‘리박트’ 108억원(6.7%), 위장관운동조절제 ‘포리부틴류’ 106억원(6.6%), 위장관치료제 ‘글립타이드’ 71억원(4.4%)으로 집계됐다. 다른 업체로부터 구매해 판매하는 ‘상품’에 일부 안구건조증 치료제가 있지만 매출비중이 3%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점안제 매출은 삼일제약 전체 25% 가량으로 파악되는데 다수 품목이 매출을 기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즉 매출이 높고 상징성도 있는 대표품목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품목 후보군으로는 우선 2023년 3월 출시된 ‘레바케이점안액’이 꼽힌다. 당초 위궤양이나 위염 치료제로 허가 받던 ‘레바미피드’ 제제를 대상으로 삼일제약이 임상시험을 통해 눈물막 안정화를 도모하고 각결막 상피장애 개선에 기여한 점을 입증, 안구건조증 치료 개량신약으로 출시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레바케이점안액 매달 매출은 3억원대로 추산된다. 국내 최초 시도였는데 현재로선 다소 아쉬운 실적이라는 판단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약제별로 업체별로 경쟁품목에 따라 다르지만 (레바케이점안액은) 지난해 3분기 경까지 의료기관에 홍보하고 런칭한 기간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레바케이점안액 잠재력은 비교적 높게 평가받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국내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3000억원대로 추산되며 삼일제약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강점을 보인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레바케이점안액보다 두 달 빠른 2023년 1월 출시된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 바이오 시밀러(복제약) ‘아멜리부’도 삼일제약이 공급하는 품목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아멜리부는 삼일제약이 영업과 유통을 전담한다. 제약업계 관계자 E씨는 “대형병원 약사위원회(DC) 통과 등 전문약 처방이 나오기 위한 절차와 작업이 많은데 아멜리부도 레바케이점안액과 유사한 기간을 거쳤다”며 “레바케이보다는 실적이 나은 상황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참고로 삼일제약은 역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아일리아’ 바이오 시밀러 ‘아필리부’를 지난해 5월 출시, 영업하고 있다.
결국 삼일제약이 영입한 신 사장과 채 본부장은 안과 제품을 중심으로 올해 매출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출시 후 일정 기간이 경과된 레바케이점안액, 아멜리부, 아필리부 실적은 그들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