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회사 IDT 흑전, 백신 3종 수출 확대
시설 투자 마무리 단계···부담 축소 예상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이하 SK바사)가 지난해 독일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인수와 R&D 및 시설 투자 비용을 늘리며 적자폭을 키웠다. 올해는 자회사 흑자전환과 자체 백신 3종의 수출 강화로 수익성을 개선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수년째 이어지는 적자 늪에서 구겨진 체면을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사가 올해 적자 개선을 목표로 자회사 실적 턴어라운, 자체 백신 수출 확대, 시설 투자비 감소 총 3가지 대책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자회사 독일 IDT의 흑자전환과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 등에 대한 해외 경쟁력 확대가 언급됐다. SK바사는 코로나 특수가 끝난 직후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실적 추이./ 표=김은실 디자이너
SK바이오사이언스 실적 추이./ 표=김은실 디자이너

◇ 역대급 적자, 3년째 역성장

SK바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675억원, 영업손실은 1384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3695억원) 대비 27.6% 줄었고 적자 규모는 10배 이상 커졌다. 순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앞서 SK바사는 코로나19 특수가 끝나자, CDMO(위탁개발생산)로 사업 시야를 확장하고 독일 바이오 CDMO 전문기업 IDT바이오로지카(이하 IDT)를 인수했다. IDT 인수에는 2600억원이 투입됐다.

또 올해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3257억원을 들여 인천 송도에 글로벌 R&PD 센터를 건설 중이다. 여기에 안동 L하우스 증축과 폐렴구균 백신 임상 3상 진입이 동시 진행되면서 각종 투자금이 늘어났다는 것이 SK바사 측 설명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SK바사의 영업이익률은 무려 51%에 달하며 호시절을 누렸다. 2021년 매출 9290억원, 영업이익은 4742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성장세가 꺾였고, 2022년 매출은 4567억원으로 반토막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50억원에 그쳤다. 2023년부터 적자전환해, 올해 손실 규모는 1000억원을 상회했다.

SK바사 관계자는 “적자폭이 커진 것은 송도R&PD센터 신축을 비롯해 안동L하우스 증축, 폐렴구균 백신 임상 3상 진입 등 미래 성장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 IDT 경영 효율화, 턴어라운드 가능성?

SK바사는 올해 IDT의 턴어라운드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되는 자회사로 안착시키겠다는 목표를 내밀었다.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중점을 두고 공장 가동률을 높여 생산성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운영 효율화까지 제고시킬 경우 충분히 연내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IDT는 지난 2023년 4100억원의 매출을 냈으나 지난해까지는 적자가 지속됐다.

아울러 SK바사는 시설 투자비(송도 R&PD 센터, 안동 L하우스 공장) 지출이 올해부터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바사에 따르면 송도 R&PD 센터 완공 시점은 연내로 점쳐진다. 이에 따라 시설 투자비 집행이 막바지 단계로 접어들었다. 안동 L하우스 공장 증축은 올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내부 설비와 운영 등에 투자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바사 관계자는 "IDT는 인수 후 체질 개선이 이뤄지면서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다”며 "지난해까지는 IDT가 SK바사의 외형 성장에 도움을 줬다면, 올해부터는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백신 3종, 단기 수익성 제고

SK바사는 단기 수익성을 제고시킬 백신 포트폴리오로 독감 백신, 대상포진 백신, 수두 백신을 밀고 있다. 자체 제품들의 해외 수출을 늘려 매출 증대를 모색 중이다. 

SK바사는 올해 1월 21가 폐렴구균 백신 GBP410에 대한 글로벌 3상 승인을 받았다. GBP410 글로벌 3상은 향후 수년간 진행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연구개발비 확대는 불가피해졌다. 따라서 기출시 백신들의 수익성을 끌어올려 연구개발비 부담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먼저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는 지난해 처음으로 태국 남반구 품목허가를 받아 수출을 준비 중이다. 스카이셀플루가 품목허가를 획득한 국가로는 말레이시아, 태국, 미얀마, 이란, 싱가포르, 파키스탄, 몽골, 브루나이 등이 있다. 지난해에는 중남미권 국가의 주요 거점으로 여겨지는 칠레에서 허가를 획득했다.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나섰다. 수두 백신 '스카이바리셀라'는 중남미 최대 국제조달시장에서 추가 수주에 성공하면서 2027년까지 중남미 공급이 확정됐다.

SK바사 관계자는 “폐렴구균 백신은 글로벌 3상이 시작되면서 연구개발비 지출은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기출시된 백신들에 대한 해외 입찰 등 경쟁력을 끌어올려 자체 수익성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폐렴구균 백신 글로벌 3상은 연내 투약을 끝내고,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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